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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화원(문림의향 장흥설화)

보편설화

[보편설화] 며느리 손가락된장

장흥문화원 2017. 11. 23. 10:08

 

 

 

며느리 손가락된장
▶ 한여름에 식구들이 모여 밥을 먹는데, 며느리가 식사 도중에 상추를 뜯으러 갔다가 똥이 마려워서 화장실에 갔다가는 급히 오느라 손에 똥이 묻은 채로 왔다. 이것을 본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손에 똥이 묻었다고 하니, 며느리는 똥이 아니라 된장이라고 하며 재빨리 핥아 먹어 버렸다는, 재치 있는 며느리 이야기다.

 

 

옛날 촌에는 화장실 문화가 지금하고 같지 않애. 그때는 그 큰 독을 사다가 땅에 묻어놓고 위에다가 판자를 이렇게 두 개 걸쳐놓고 일을 처리하는, 그런 화장실 문화가 있는 때여. 그때는 솔통, 솔통이라고도 하고, 우리들이 칫간(측간), 칫간이라고도 하고 그란디, 칫간이라믄 표준말이여. 칫간이란 것은 표준말인데, 뭔 불교 같은데서는 해우소, 뭐 그렇게도 하고 뭐, 그러다가 우리들이 화장실, 근래에 인제 화장실 문화가 또 해서, 입식부엌이 되면서 수세식이 나오고 그랬는디, 그전에는 전부 그 독 아니면은 땅을 깊이 파가지고 가에다가 그 횟가루를 해서 가랫장 걸쳐갖고 대변을 보고는 그런 시절인데…. 그때 우리 때도 우리가 초등학교 때, 저학년 때까지 화장실, 그 휴지가 종이가 아니고 그 뭐냐 하면 부검지여. 부검지란 거는 뭐냐? 그라면 옛날에 나락을 비어다가 따악 이렇게 낫가리를 만들어. 두대통이라고 그라제? 낫가리를 만들어 놨다가 가을에 한가할 때 인제 동네 사람들이 마당에서 빙 둘러서 벼 타작을 해. 그럴 때 가에 부드러운 것이 부검지로 나와. 그놈을 모아놨다가 망태에다 담어. 그라면 망태에서 그 놈을 쪼금씩 쪼끔씩 빼갖고 잘 말아서 뒤처리를 해. 그런 시절이여. 그 뒤로 애기들 공책, 책, 이런 것이 나온 거여 화장지. 그 담에 신문이 나와 그러고는 화장지로 나오고, 이런 변천과정이 있었어. 뒤처리하는데, 그랑께 부검지로 처리를 할 때 얘기여. 며느리가 마침 밥상을 차려놓고 화장실 그 상추 뜯으로 갔는디 여름에 상추쌈을 할라고, 텃밭에 상추 뜯으로 갔는디, 대변이 나온께는, 마려운께는 그냥 변소를 간 거여. 그래갖고 부검지로 처리를 한 것이 손에도 묻었든 모냥이여. 손에가 똥이 묻어부렀어. 그란디 안 씻고 그냥 상추 부지런히 뜯어갖고 인자 밥상에 갖다 놔. 그랑께 시어버지가 “아가 그 똥 묻었다, 손꾸락에.” 그랑께 “예”, 그라고 딱 보더니, “아니, 똥이 아니라 된장이요야”, 그라고 싹 핱아묵어부러. 인자 똥이라고 하면 인자 문제가 발생할까 무선께, 아니 된장이요 그라고 딱 묵어부러. 그래갖고 응급조치 인자 말하자면 임기응변, 걸 재치 있는 며느리라 임기응변으로 아니 손가락에 거 된장이요, 그라고는 입에다가 대고 쪽 빨아먹어 분께는 시아버지가 분명히 똥 같었는디, 된장이라고 뽈아묵어 분께는 인자 된장인갑다 이라고 넘어갔어. 그래서 재치 있는 며느리는 그렇게 임기응변을 할 수가 있다, 그래서 며느리 손가락된장이라는 제목이 붙은 거여.

 

 

 

 

 


자료번호 / 06_12_02_FOT_20160818_KYN_0002
제보자(구술자) / 김여남(여, 76세, 관산읍 평촌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