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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화원(문림의향 장흥설화)

보편설화

[보편설화] 노루 이야기

장흥문화원 2017. 11. 23. 10:15

 

 

 

노루 이야기
▶산골에서 가난하게 살던 형제와 노루들에 관한 이야기. 형이 개간한 땅에 작물을 심어놓자 노루들이 뜯어먹어서, 이를 막고자 홍시를 먹고 똥구멍에 홍시를 넣고 있었더니 노루들이 산으로 데려가 한곳에 장사를 지내버리려 했다. 그제서야 노루를 쫓고, 그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 자리에 묻었는데, 그곳이 명당이어서 잘 살게 되었다. 후에 동생이 그 말을 듣고 형을 따라 노루를 유혹했는데, 노루들이 동생을 저수지에 데려다 빠져 죽게 했다는 이야기.

 

 

산골에 가난한 어느 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하도 가난하니까 어느 부잣집에 가서 사정을 한 거여. 거 띠밭이라도 한번 개간을 해서 먹고 살라니까 자리를 좀 주씨요 그랑께, 하도 착하니까 그러면 어느 쪽에 그 산 밑에, 거 반반한 데 있능께, 거기다가 거 떼밭을 파가지고 그라믄 뭘 작물을 좀 심어서 먹으라고 그랬어. 그런께 부지런히 개간을 해갖고 거기다가 밭을 만들어서 콩이며 팥이며 뭐 서숙이며 골고루 인자 밭곡을 가꿔놨는디, 아니 노루떼들이 와가지고 다 작물을 뜯어먹어버리는 거여. 그래서 하루는 노루를 놀래키기 위해서 꾀를 냈어. 옷을 할랑 벗어젖히고 인자 항문에다 홍시를 따악 박어갖고 거꾸로 엎드려 있었어. 노루들 오면 놀래라고 할라고. 노루들이 밭에 풀을 뜯어먹으로 딱 내려오는데, 보니까 맛있는 홍시가 딱 있거든? 그랑께 홍시를 다 핥아먹고는 본께 사람이그든, 그랑께 요것 장시 지내불자 우리가. 그라고 노루들이 합심해갖고 사람을 뜸어서 막 산으로 올라가는 거여. 그래갖고 얼마나 올라가더니, 획 부리는 거여, 여기다가 장사 해불자고. 그랑께 깐딱하면 노루들한테 장사해 죽게 생겼능께, 꽤액, 그라고 벽력같은 소리를 지릉께 노루들이 놀라서 도망을 가부러. 그랑께 어떻게 어떻게 살아 왔어. 훗날 아부지가 죽어 그랑께 아부지를 노루들이 뗑개분 그 자리에다가 따악 장사를 했어. 그랑께 거가 명당이었던가 바로 마악 부자가 되네? 그랑께 동생이 또 형이 부자가 된께 으째서 그렇게 부자가 됐소? 그랑께는 아 이러이렇게 했더니 부자가 되드라, 그랑께 저도 그렇게 할라고 홍시를 달랑 먹고는 홍시를 따악 한군데에 끼고는 꺼꿀로 이라고 있응께, 노루들이 오드니, 요 새끼 봐라이, 우리가 또 속을 줄 알고? 그라고는 뜸어다가 저수지에다가 빠쳐 불어. 이번엔, 동생을. 그랑께 죽어불제. 물에 빠져서. 그랑께 사람은 허영을 부려서는 안 된다, 하는 그런 교훈이지 않느냐….

 

 

 

 


자료번호 / 06_12_02_FOT_20160818_KYN_0003
제보자(구술자) / 김여남(여, 76세, 관산읍 평촌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