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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읍

[대덕읍] 대한민국 복구된께 무서워라 하고 내빼뿌네

장흥문화원 2017. 9. 19. 09:24

 

 

 

대한민국 복구된께 무서워라 하고 내빼뿌네
▶ 한국전쟁 직후 연평마을에도 인민군들이 내려왔다. 마을의 부잣집을 차지하고 살면서 마을 처녀들을 끌고 가기도 했다. 인민군들과 국군들 사이에서 수난을 겪은 주민들은 그 후에 대한민국이 복구됐다는 소식이 들리고 경찰이 들어와도 반길 수가 없었다.

 

 

- (인민군이 언제 내려와서 어떻게 했어요, 이 마을에.)
언제 온지는 몰른디, 연평 앞에까정 쩌기 저 한질까정 내려왔어.
- [인공이 유월달에 밀고 내려왔제.]
내려왔는디 우리 밭에 밭을 매는디, 우리 성님을 딱 삽 하나 주더라고. 꼭괭이 같은디 오글치면 오그라지고 피면 피지고 그라더만, 똑 요만한 것을.
- (그걸로 뭐 하셨어요?)
몰라, 우리 큰집 쓰대, 시숙이. 그라더만 어쨌부렀는가 몰라.
- (그 인민군들이 그때 몇 명이나…)
두 명 오더라고, 두 명.
- (두 명이 와서 그 중에 한 명이 삽 같은 걸 줬어요?)

으응.
- [동네 막 마을마다 내저 그런 데도 아조 인민군들이 집집마다 부잣집은 다 싸고 차지하고 살고 그랬제. 그라고 살었어. 그래갖고 섬에 가서 아조 처녀, 벨라 이쁜 처녀들 다 잡아오고….]
- (인민군들이?)
- [으응….]
- [그라고 인자 시월달에 대한민국이 복구된께, 복구된께 이 사람들이 찬성을 하고 박수 치야 쓸 거인디 인공시대 한 서너 달 살고 난께 무서라고, ‘회진 갱찰 왔단다’ 한께 무조건 신상 사람들 배 타고 우산으로 건너가아. 건너간께 바다가 꼭 장 같어. 이녁 배 타고 간께. 물이 딱 찻불고 발로는 못 걸어가, 덕도가 섬이라. 그란께 회진 ‘대한민국 복구됐던 순경들이 왔단다’ 막 총을 한 번 빵! 논께는, 그래갖고 막 신상 사람들이 배를 타고 우산으로 건너가. 바다가 똑 장바닥 같어.]
- [우산 가 딱 이라고 앉었능께 신상 선창에서 순경들이 와서 [총 쏘는 시늉을 하며] 총을 빵 논단께. 놓께 우산 가 있는 사람이 신상이로 우우 하니 내빼대, 꼭 바람 불어온 소리 같어. 그래갖고 요리 모다 왔는디, 사람들이 대한민국 복구된께 좋아라고 해야 쓸 거인디 무서워라 하고 다 내빼뿌네. 그래갖고 다 가서 복구돼서 살았제.]

 

 

 

 

 

 

 

 

                                        연평마을

 

 

 

 

 

 

 

 

자료번호 / 06_12_03_MPN_20161213_GJA_0001
제보자(구술자) / 김정애(여, 89세, 연평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