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림의향의 향맥을 지키며,장흥의 문화를 일구어 갑니다

장흥문화원(문림의향 장흥설화)

보편설화

[보편설화] 밥 이야기

장흥문화원 2017. 11. 27. 10:23

 

 

 

밥 이야기
▶ 구술자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듣거나 직접 먹어 왔던 밥에 관한 이야기. 밥에 무엇을 섞어서 먹느냐에 따라서도 그 이름을 달리 부르기도 하고, 밥을 먹는 상황에 따라서 달리 부르기도 했다. 또 밥을 먹는 때, 즉 시간에 따르서 달리 부르기도 했는데, 이름에 따른 다양한 밥의 종류를 알 수 있다.

 

 

밥 이야기를 할라 그러는데, 밥도 하도 여러 가지 밥이 있기 때문에, 한 번 소개를 하려 그럽니다. 찹쌀에 수수, 조, 팥, 요런 거를 고루고루 섞어서 정월 대보름에 밥을 해먹는데, 요거는 우리가 흔히 오곡밥이라고 이렇게 말을 합니다. 그리고 벼 껍질만 벗겨갖고 당뇨에 좋고 건강에 좋고 한다고 해먹는 밥이 있는데, 고거는 우리가 흔히 현미밥이라고, 같은 쌀로 하지만 종류에 따라서 현미밥이라고 하는데, 이 현미밥은 우리가 보통 서너 번 씹어가지고 삼켜 넘기면 고거는 오히려 독약이라. 현미밥은 완전히 입 안에서 죽이 되게 쌉아서 넘겨야만이 비로소 현미밥의 뭐시기를 느낄 수 있고 몸에 좋다고 그래요. 그래서 우리가 벼 껍질만 벗겨갖고 만든 현미쌀로 밥을 지으면 현미밥이다. 또 현미를 깨끗하게 인자 설어. 요새 말하면 백미밥, 그거를 설른밥이다. 설른밥도 7도부, 8도부, 9도부, 10도부. 이렇게 다 있는데, 완전히 깎아갖고 하면은 우리가 백미밥이다. 이렇게 같은 쌀이라도 그렇다. 또 밥을 지을 때 묽직허니 지으면 물개밥. 또 쌀알이 깨지는 싸래기로 밥을 지으면 그것이 싸래기밥이라고도 하고, 물개밥이라고도 하고 그렇구만. 그라고 또 같은 쌀밥이라도 저 우의 지방에서는 이밥이라고. 같은 쌀밥이지만 이밥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 입쌀이라고 해서 그걸로 만든 것을 이밥이라고 한다. 또 인자 밥에다가 밤을 좀 넣어서 하면 밤밥. 임금이 드시면 수라. 같은 밥이라도. 똑같은 밥이라도 윗사람이 들면 진지. 우리가 어르신들 나오시면, 그전에는 하도 배고픈 세상이라, 그 인사법이 생겼다고 그라는데, “진지 잡수셨습니까.” 그라고 우리가 인사를 한데, 윗사람이 드시면 같은 밥이라도 진지. 하인이 먹으며는 같은 밥이라도 입시. 입시밥이라 그래. 귀신이 먹으면 매밥이라고 한단 말여. 같은 밥인데도 이름이 여러 가지로 이렇게. 그라고 좀 질게 지은 밥은 진밥, 또 물을 적게 부스면 된밥, 덜 익은 것은 선밥, 설익은 밥, 또 보리쌀로만 지은 꽁보리밥은 곡삼이라고 한다 하드만. 또 인자 한 말가량이나 많이, 제사나 한다든지 초상집때 많이 지은 밥은 말밥이라고 하고. 또 많은 밥을 짓다 보면 밑에는 눌으고 위에는 설고 가운데는 제대로 되고 그래서 이것 보고 삼층밥이라고. 또 한쪽은 되고 한쪽은 안 되면 언덕밥이라 하고, 같은 밥이라도. 또 인자 놋제로 만든 작은 솥에 지은 밥은 새옹밥이라고 하고. 또 찬밥에 물을 조금 치고 다시 무르게 끓인 밥을 중등밥, 그렇게도 말을 하고. 또 인자 오래되고 식은 밥은 찬밥. 또 눌어붙은 밥은 누룽지. 또 술 담을 때 고들고들하게 담은 밥은 꼬두밥. 그라고 인자 같은 솥에서 푼 밥은 한솥밥. 그래서 우리덜이 한솥밥 먹은데 우짜고 이런 것도 인자, 그라고 누룽지 물을 불려서 긁은 밥은 누룽밥. 또 솥에서 처음으로 막 푼 밥을 숫밥이라고 한다네. 그리고 손 대지 않은 깨끗한 밥도 숫밥이라고 하고. 또 그릇 위까지 수북이 담은 밥은 고봉밥이라고도 하고 감투밥이라고도 하고. 또 인자 고깔밥이라고도 하고. 인자 또 작은 것이나 접시를 엎어놓고 담은 밥이 있는데 그것이 뚜껑밥. 그거는 내가 어려서 기억이 나. 하도 밥 투정을 하니까, 밥은 없는데, 그랑께 밥그릇 밑에다가 쪼그만 복개를 놔두고 밥을 담어. 그리고 밥을 수둑하게 주며는 밥이 많은 것 같지. 이렇게 우리도 어른들한테 홀림을 당했는데 이것이 뚜껑밥. 반찬 없이 먹는 밥은 우리가 맨밥 먹는다고. 또 국이나 찬도 없이 맨밥으로 먹으면 강밥이라고도 하고. 맨밥도 있지만 강밥이라고도 하고. 또 인자 상밥이라고도 하는데 상밥은 뭐이냐면 반찬과 함께 상에 차려서 한 상씩 따로 먹는 밥. 상밥이라고 한다 그러더마. 소금을 반찬으로 차린 밥은 소금햇밥. 또 갑자기 많이 먹는 밥을 소나기밥. 마음껏 배부르게 먹는 밥을 한밥이라고 한다. 또 미역국과 흰밥으로 된, 아이를 낳은 뒤에 산모가 처음으로 먹는 국밥이 있제, 첫국밥. 첫국밥이라고 인자 그래. 쉬어서 쉰내가 나거나 시큼하게 된 밥은 쉰밥이지. 저녁밥을 먹은 뒤에 한참 뒤에 밤늦게 먹는 밥이 있어, 옛날에, 배고플 때. 밤밥, 밤밥이라고 인자. 요새는 야참인데, 밤밥이라 그래. 요전에 꼭 밤밥이 있었어. 사랑방에 주로. 겨울에는 밤이 기니까 덕석도 하고, 옹댕이도 만들고 사랑서 여러 사람 일꾼들이 가마니 짜고 하는데, 열 시쯤 열한 시쯤 되면 꼭 새참을 내왔어.
- (반찬은 뭐예요?)
그전에 인자 그 우리 어머니가 한 걸 보며는 사랑방 손님 때문에 배추김치를 한 독을 더 담아. 그라고 싱건지, 무, 한 독을 더 담아. 그라고 고구마를 더 심어. 겨울에. 쌀밥은 못해더라도. 그라면 고구마를 저녁에 쪄내. 바구니에다가, 한 바구니를 쪄. 그라고 배추김치하고 싱건지하고 내 가. 그라면 그놈이 와삭와삭하니 배고프니 잘 먹어. 우리가 밤밥을, 야참이지 요새말로 하면, 밤밥을 먹었어.

- (그러면 그 분들은 몇 시까지 일을 하셨어요?)
보통 열두 시면 자지. 그라고 다섯 시 되면 또 기상해야 하고. 그래서 그거를 밤밥 또는 밤참, 요새말로는 야참. 또 일할 때,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밥이 있어. 샛밥이라 하고, 새참이지. 또는 아침참이라고도 하고 새참이라고도 하고. 그란디 우리가 옛날에 샛밥이라 했어. 우리들은 샛밥 먹으러 간다고. 또 저녁을 전후해서 오후에 저녁참이 있지. 저녁 샛밥, 오후 샛밥 이렇게도 하고. 모를 내거나 김매고 논둑에서 먹는데 기승밥이라고 하고. 기승밥. 나는 첨 들어보는디, 같은 새참이지, 그런데 그거를 논둑에서 먹는 거를 기승밥이라고 한다. 낮에 일을 하다 잠시 먹는 음식은 낮참, 들일을 하다 들에서 먹는 밥은 들밥, 모내기를 하다 들에서 먹는 밥은 못밥, 일하다가 잠깐 쉬어서 먹는 음식은 새참, 한밥은 끼 때가 아닐 때 먹는 밥, 한점심은 끼 때가 지나서 먹는 점심을 한점심, 또 한저녁은 끼니 때가 지난 뒤에 간단하게 차린 저녁을 한 저녁이다. 또 나물 따위를 넣어가지고 비벼서 먹는 밥은 비빔밥. 전주비빔밥이 유명하지마는 여기서도 그 반찬을 여러 가지 뒤섞어갖고 우리들도 먹는 것이 있다고. 그것이 비빔밥. 또 국에 미리 밥을 말아서 먹는 것은 국밥. 요새 돼지국밥도 있고 뭐, 여러 가지 있잖아, 콩나물국밥도 있고 하지. 또 무를 채 썰어 지은 밥을 무밥. 나는 무밥을 많이 먹었어. 쌀을 애낀다고 저녁에 무를 채를 썰어놨다가 밑에다가 무를 깔고 쌀을 놓고 밥을 해. 그래갖고 요놈을 섞어갖고 먹는데, 고놈은 반찬이 뭐가 최고냐, 무밥 먹을 때는, 기름장. 기름장에 비벼먹으면 정말 맛있어. 금방 소화 되어부러. 금방 배가 고파 부러, 무밥 먹으며는. 소화가 잘되니까. 지금도 무밥 한 번 해먹었으면 하는 생각이 나.
- (왜 안 해줍니까?)
안 해줘. 할 줄을 모른가 안 해줘.
- (해서 드시지….)
정말 무밥을 내가 많이 먹었어. 그리고 물에 만 밥을 물밥. 또 보리쌀로 지은 밥은 보리밥. 통밤을 섞어지은 밥은 밤밥. 감자를 넣고 지은 밥은 감자밥. 생굴을 넣고 지은 밥은 굴밥. 석화밥. 그것은 고급이지. 또 기름에 볶아 만든 밥은 볶음밥. 좁쌀로 지은 밥은 조밥. 찰수수로 지은 수수쌀로 지은 밥은 수수밥. 멥쌀로 지은 밥은 쌀밥. 멥쌀에 잡곡을 섞어 지은 밥은 잡곡밥. 쑥을 넣어 지은 밥은 쑥밥. 쑥밥 먹어봤어?
- (예.)
우리도 쑥밥 많이 먹었는데 이거는 소금기를 딱 해갖고 간간하니 해서 밥을 지어. 그때는 쌀이 부족하니까 쑥을 캐다가 삶아갖고 그걸로 아까 같이 무같이 밑에다 해갖고 이놈을 해서 먹으며는 쌀이 많이 들고 쑥이 적게 들면 그것이 또 별민데, 쑥이 많고 쌀이 적으면 꽉꽉 씹으면 찌꺼기가 생겨. 그런 쑥밥을 우리도 먹고 살았다.

- (쑥을 데쳐서 쌀이랑 같이 안치는 거예요?)
한 번 삶아갖고 나온 다음에. 삶은 다음에. 조갯살을 넣고 간장을 쳐 지은 밥은 조개밥. 또 찹쌀과 팥 따위를 넣어 지은 밥은 찰밥. 콩나물을 넣어 지은 밥은 콩나물밥. 쌀에 콩을 섞어 지은 밥은 콩밥. 콩밥은 인자 옛날 죄수들 줬다 그래. 그런데 요즘은 콩밥 주면 고급밥이 되야 불지. 팥을 넣고 지은 밥은 팥밥. 벼과 피쌀 지은 밥을 피밥. 피쌀로도, 피도 쪄갖고 먹을 게 없으니까 먹었어. 그라고 인자 그해 처음으로 나온 새쌀로 지은 밥은 햇쌀밥. 흰쌀로만 지었다 해갖고 흰밥. 주먹처럼 뭉친 밥덩이는 주먹밥. 이 주먹밥은 군대에서도 전투시 필요하지만은 요새는 김이 있응께 김에 얼른 말아가고 하지만은 예전에는 김 없고 그란 데는 주먹으로 물 묻혀갖고 주먹으로 뭉쳐갖고 주먹으로 뭉친 데 인자 소금으로 해가지고 주먹밥을 해서 줬지. 현미로 지은 밥은 아까도 말했지만 현미밥. 김치를 또 잘게 썰어서 지어 먹었어, 그 전에, 그러면 인자 김치밥. 또 술을 담글 때 술밥을 한 것이 아까 꼬두밥이라고도 하는데 또 지애밥이라고도 해. 지애밥은 술 담을 때. 또 강정을 만들기 위해서 찹쌀을 물에 불려갖고 시루에 쪄갖고 만든 밥은 강정밥. 강정할 때. 또 먹다가 그릇에 남긴 밥은 대궁. 남긴 밥은 대궁. 숭늉 속에 들어있는 밥은 물누룽밥. 먹고 남은 음식은 찌꺼기. 또 먹고 남아도는 밥은 군밥. 또는 인자 지어서 먹고 남은 밥은 찬밥. 제값을 치르지 않고 또는 일을 하지 않고 거저먹는 밥은 공밥. 또 눈칫밥. 눈치를 보고 얻어먹는 밥.
- (옛날에는 그렇게….)
옛날에는 눈칫밥이 많아. 딱 밥 차리는데 손님이 와 부러. 그라믄 자기 식구는 딱 양이 있는데, 좀 적게 먹더라도 손님은 또 대접해야지. 그랑께 그게 눈칫밥. 그란 게 많았어. 또 옥에 갇힌 죄수에게 벽 구멍으로 몰래 들이는 밥은 구매밥이라고 해. 옥에다 둘 때. 무당이 굿을 하고 귀신에게 물에 말아서 주는 밥이 있어, 그것도 인자 물밥이라고도 하고. 또 인자 제삿밥은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차려놓은 밥을 인자 멧밥이라고도 하는데 제삿밥이라고도 한다.

 

 

 

 

 


자료번호 / 06_12_02_MPN_20160804_WCR_0001
제보자(구술자) / 위철량(남, 71세, 관산읍 와룡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