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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설화

[보편설화] 신랑의 오해가 부른 신부의 죽음과 신랑의 뒤늦은 참회

장흥문화원 2017. 11. 28. 09:51

 

 

 

신랑의 오해가 부른 신부의 죽음과 신랑의 뒤늦은 참회
▶ 옛날에 처녀 총각이 혼인을 치르고 첫날밤을 맞았는데, 신랑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 잠적해버렸다. 시름에 빠진 신부는 식음을 전폐하고 신랑을 기다리다 끝내는 굶어죽고 말았다. 무슨 일인지 시신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고, 세월이 흘러도 썩지 않았다. 3년 후 신랑이 돌아왔고, 자신이 신혼방 창에 어리는 옥수수 잎사귀 그림자를 연적의 칼 그림자로 오인한 것을 알고는 참회하고 신부의 시신 옆에서 하룻밤을 잤다. 자고 일어나니 시신이 움직였고, 뒤늦은 장사나마 치를 수 있었다.

 

 

총각 처녀가 있었는디, 총각 처녀 중매를 해갖고 결혼식을 하게 됐어요. 혼인을 해갖고 첫날밤을 하는데 아니, 신랑이 불을 끄고 잠을 잘라 하더니 버얼떡 일어나서 문을 펑 열고 도망을 한 것이라, 막 도주를 한 것이라. 이 처녀는 만사 모르고 올 줄만 알고 기달리다 기달리다 안 오고, 저거 부모네들이 첫날밤인께 들여다보러 온께 신랑이 없었어. 뭔 일이냐 한께, ‘불을 끄고 잘라 하는디 신랑이 막 도망쳐버리더라고….’ 그란께 이것이 뭔 일이더냐고 난리가 나갖고 인자 날이 샜어, 날이 샜어. 날이 샜어도 신랑이 안 와. 그란께 신랑 측으로 사람을 보냈어. 엊저녁에 신랑이 첫날밤을 안 하고 도망을 갔는디 그 신랑이 어디 가 있는지 모르겄다. 그란께 신랑 아버지가 그 여자가 분명히 다른 남자가 있어갖고 그 다른 남자가 그날 저녁에 그거를 왔더라. 그래서 까딱하면 우리 아들이 죽게 생겼어서 튀어나왔다. 그래갖고 우리 아들이 그 사람이 칼을 들고 나타났다. 그란께 나는 여기서 살면 그 사람이 우리 집으로 쫓아와서 나를 죽일지도 모른께 나는 낼 아적(내일 아침) 새벽에 이제 객지생활로 가뿐(가버린)다고, 객지로 나가분다고 그라더라. 그래서는 그래라! 니 맘이 그라믄 그래라! 그래갖고 인자 첫날밤 안 치르고 그 뒷날 새벽에 저거 아버지한테 그 말 함스로 여거서 내가 살다가는 내가 칼 맞아 죽을 수 있는께 객지로 나가분다고 딱 나가뻐렸어. 나가뿌렸는디, 인자 신부 집(에)서 인자 사람을 보낸께 엊저녁에 다른 남자가 있어갖고 칼 맞아 죽을 뻔 해갖고 우리 아들은 여거서 살면 칼 맞아 죽을까 엊저녁에 객지로 나가버렸는디 뭔 할 말이 있냐고 그란께는 뭔 좋아하는 남자가 있냐고, 그런 거 절대 없다고 심부름 간 사람이 그리한께 도로 가라고 해서 와갖고는 거그(거기)를 간께 아버지, 신랑 아버지 말이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갖고 좋아하는 남자한테 까딱하면 칼 맞아 죽을 뻔했다고 새벽에 객지로 나가버렸다고 그란께는, 처녀보고 혹시 좋아한 남자가 있었냔께는 절대 없었더란 것이여. 그래갖고 그날부터 처녀가 딱 물도 안 묵고 드러누워버린 것이여. 옛날 조선시대에는 일부종사라고, 남편 한나갖고 인제 죽어야 돼. 그란께 인자 탁 물도 (한) 모금도 안 묵고 그 사람만 나타나기만 기달리고 있는디 저거 어메가 하도 답답한께 죽을 쒀갖고 와서 묵어라, 묵어라, 찾아오꺼이다, 찾아오꺼이다…. 그라고 묵어라 해도 안 묵고 입 딱 아물고 굶고 있어. 그래 인자 저거 어무이가 하도 답답한께 저거 딸 옆에 가있다가 인자 불을 꺼뿔고 잠은 안 와도 드러누워 있자, 그라고 있는디, 달이 환한 보름달인디 그날은 신랑 온 날은 15일 보름달이고, 그 처녀 어머니가 보기는 16일이여. 그란디, 아야, 불을 딱 꺼불고 바깥에 달은 훤한디 워째 이라고 본께는, 뒷문을 본께 뭔 칼끄트리가 선뜻 나타나더라게. 그림자에! 그란께 저거 엄니가 깜짝 놀라갖고 아야야야야야 저것 좀 봐라, 뭔 칼끄트리가 나타났다 없어진다! 그래갖고 저거 어메가 막 저거 아부지한테 가서 어서 좀 와보라고, 가만히 여거 있어보자고, 뭣을 보고 그란가, 뭣을 보고… 저거 아버지가 미쳤는거라이, 그라고 있는 순간 칼끄트리가 그림자로 또 살짝 나타났다… 맞다 맞다 맞다! 그래갖고 저거 아버지가 바깥엘 나가서 몽둥이를 들고 뒤안엘 돌아간께 아무것도 없어! 그래서 뒤안 문을 통통 두들고 저거 딸보고 문을 열어 보라고… 그라믄 또 그 칼끄트리가 나오는가 안 나오는가 봐라! 그란께는 인자 본께는 콩밭 심긴 가세다가 전부, 바로 집 문 뒤에가 저거 밭이 있는디 높아, 쪼까, 지형이. 살짝! 그래 인자 그 밑에다 집을 짓으고 콩을 갈아갖고 콩을 심음시로 이제 느지막허니 묵는다고 옥시시를 다 심어갖고 이제 옥즈시가 여물이 들어서 다 끊어서 묵어보고 이 옥즈싯대 뽑기가 싫은께 그냥 나둬부렸어. 나둬부렸는디 어짠께로 또 칼이 창으로 착! 그란께 바람에 옥즈시 잎사귀, 바람에 옥주시 잎사귀가 사르라니 오믄 그 칼로, 그 달그림자에, 칼로 삭 비치고 그란다게. 그래서는 인자 쫓아갔어, 신랑 집으로. 동네 사람이 다 보대끼 증인이 있고, 옥즈시를 심어서 이것을 다 끊어다 묵고 그 옥즈시 이파리, 그날 장개 든 날이 보름날인께 우리 부인이 본 날은 열여샛 날이라고. 틀림없이 칼로 누가, 창 뒤에가 칼로 누가 젓는다 해서 내가 가서 쫓아가서 몽둥이를 들고 간께 아무것도 없어서 본께, 안에서 또 그란가 보라 한께 바람이 스르르라니 분께 또 나타난다고 해서 본께 옥스시 잎사귀더라. 그랬는디 우리 딸이 이렇게 굶어서 죽게 생겼는께 너그 아들을 찾아들여라. 그라고 사람을 보냈어도 아들이 어디로 이미 나가부려갖고 어디 있는질 몰랐부지. 그란께 이 처녀는 그 사람 오기만, 일부종사, 나는! 그라고 굶어 죽어버렸어. 굶어 죽어버렸는디 저거 아버지, 저거 식구들이 할 수 없이 인자 장사를 쳐야지, 초상을 쳐야제. 인자 옷을 해갖고, 널이랑 사갖고 와서 옷을 입힐라 한께 딱, 땅에다 방바닥에 엉겨갖고 안 떨어지는 거여, 이 처녀 시신이. 안 떨어져! 그래갖고 한 며칠 되도록 띨라고 사람을 다 시키고 막 점쟁이를 굿쟁이를 당골네다 두들고 막 굿을 하고 난리를 쳐도 안 떨어지는 거여. 그란께 그 집 어메 아버지가 겁이 나갖고 저 사람 모르는 데로 이사를 가 불고 나둬 불고, 저거 딸 시체를 나둬 불고 이사를 가버렸어. 그래갖고 1년이 지나고 2년, 3년차! 3년 1년 2년이 지나고 3년이 되던 해에 그 사람이 거그를 왔어. 신랑이 거그를 왔어. 거그를 와서는 어째 술 한 잔도 묵고 잡고 그래서는 막 탁배기집, 술집을 가만가만 가서 술 한 잔을, 주모 술 한 잔 주라 해서 술 한 잔을, 술 한 잔 묵고 있은께는, 여거도 몇이 안거서 묵고 여거도 묵고, 또 서이 안거서 술 묵는 사람들이 그 이야길 하더란 것이여. 아니, 3년 전에 있던 처녀, 신부 송장이 아직도 한나도 안 썩고 그 방에를 들어가도 썩은 냄새도 안 나고 얼굴이 이쁘디 이뻐갖고 그대로 있다네. 그란디 저거 부모들은 그냥 놀래갖고 어데로 먼데로 이사를 가불고 그 집은 누가 살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시방 비어갖고 있는 거이데! 그 말을 딱 들었어. 그래갖고 저거 아버지한테 가서 참말로 저거 아들이 온께 옥즈싯대가 뒤에서 달밤에 비쳐서 그 칼끝으로 보인 것이 분명히 봤단다. 그래갖고 다른 동네 사람들이 증인이 돼갖고 우리 집에 쫓아왔는디 니가 어(디)서 사는지를 알아서 연락을 하제, 그래갖고 그 처녀는, 그 신부는 굶어서 죽었단다, 그랬는디 지금까장, 3년 된 지금까장 썩(지)도 안 하고 냄새도 안 나고 그 신부 얼굴 그대로 있단다. 그 말을 듣고는 이 남자가 내가 이 옥즈싯대 그림자 때문에 그 아름다운 그 신부를 버리고 죽게 했다, 그래갖고는 갔다게, 저녁에 그 집을. 딱 가서 불을 탁 킨께는 그렇게 이뻐갖고 그대로 드러누워갖고 있더라 이것이여. 그래서는 나를 용서하지 마라고, 나도 같이 데려가라고 마악 보듬고 움시로이 화아~ 나 용서하지 마라고, 나도 데려가라고 나도 같이 죽을란다고 이 못난 사람을 용서하지 마라고, 이 아름다운 내 신부를 그랬다고 막 보듬고 움시로, 내가 오늘 저녁에 원한을 풀어준다고 그라고 막 그 각시를 보듬은께 보듬어지더라고마. 떨어져, 땅에서! 그래서 그 각시를 품고 하룻저녁 잤더라고마. 자고는 인자 그 뒷날 저녁에는, 그 뒷날 낮에는 동네 사람들한테 말을 했다게. 이 신부가 이날까정 나를 지달리다, 썩지도 않고 냄새도 안 나고 지달리다 어제 저녁에 내가 품에다 안고 잠을 자고 신랑 노릇을 해줬등마는 엊저녁부텀 땅에서 떨어졌다. 그란께 우리 신부를 장사를 치(르)자. 그래갖고 동네 사람들하고 좋은 자리 잡아서 묏자릴 써서 넣어 줬더라 이 이야기여.

 

 

 

 

 


자료번호 / 06_12_10_FOT_20160706_HSL_0002
제보자(구술자) / 한승례(여, 83세, 대덕읍 대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