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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설화

[보편설화] 기생질에 빠졌던 생강 장수의 시

장흥문화원 2017. 11. 22. 13:56

 

 

 

기생질에 빠졌던 생강 장수의
▶ 생강 장수가 서울에 가서 배 두 척 분의 생강을 팔고 오다가 기생집에 들러 기생질을 하다가 다 털려버리고 그 내용을 해학적인 시로 남겼다는 음담패설형 한시 이야기다. 한자 뜻을 갖고 기생과 생강 장수간 잠자리를 특유의 비유와 은유적 표현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한문공부를 보편적인 교육수단으로 삼았던 옛사람들이 학문적 관심의 한켠에서 글자를 갖고 그 의미를 비틀어 유희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생강 장사 얘긴데, 이리에 사는 이생원이 생계가 아주 곤란하게 됐어. 옛날에 그 양반들은 벨라 장사도 안 하고 하니까. 선비들은 생계가 영 곤란한 일이 많했어. 그라고 이라고 아무리 선비 노릇한다고 하더라도 먹어야 할 건데 가족의 생계가 위협을 느끼게 되니까 안 되겠다 싶어서 그 해에 이제 나는 생강을 많이 사가지고 서울에다가 팔면은 이익이 많이 남겄다, 이렇게 생각하고 배 두 척 분을 사서 실었어. 그래갖고 인자 서울로 싣고 간 거여. 어디로 가냐 그라믄 삼계로 가. 서울 삼계. 그라믄 그 삼계가 지금은 마포여. 거가 항구여. 한강을 따라서 그리 해갖고 마포항에 도착하면 거서 하역을 해가지고 서울로 전부 모든 상인들이 거서 하역해갖고 가는데. 그래갖고 이 생강도 삼계항에 퍼가지고 장사를 해갖고 이문이 많이 남았어. 그래갖고 배가 인자 두두룩 한께, 또 옛날 생각이 난 거여. 각시집에 가. 기생집에. 그래갖고 각시들이 뭔 알랑방구를 뀌니까 한 두세 달 거서 먹고 자고 술 먹고 하다 보니까 인자 생강 판 배 두 척 분에다가 이문 남긴 것까지 싹 바닥이 나분 거여. 집에 갈 차비도 없어. 이렇게 되니까 기생들이 눈초리가 달라지고 말투가 달라져. 돈을 떨어진 걸 알고는 여영 돌보도 안 하고 술도 안 줘 불고 밥도 안 줘 불고 하니께. 기가 맥혀. 쭃겨나. 아 인생이 이런 것이구나 한탄을 하고는 정신이 팍 들어. 고놈을 탕진하고 보니까. 이게 뭐라고 인자 시 한 귀를 남겼냐면. 그 시가 재밌는 거여.

원시사마목(遠視似馬目)이요
근시여인구(近視女人口)라
양순무일치(兩脣無一齒)요
능식이생강(能食二生薑)이라
그런 시를 남겼는데. 그걸 해석을 하면 뭐냐며는 머얼리 이라고 바라보니까 말 눈 같기도 하다, 여자 그것을 보고 하는 말이여. 머얼리 보니까 말 눈깔 같기도 해. 까마니 똥그라니. 말 눈깔 같기도 하고. 가까이 이라고 들여다본께 계집의 입 같기도 하거든. 그래 인자 양순무일치라 입술은 두 갠 것 같은디 이빨이 하나도 없어. 가만히 보니까. 능식 이생강이라. 저놈의 이빨도 없는 입에서 배 두 척 분의 생강을 딱 먹어부렸다 이 말이여. 배 두 척 분을 저 이빨도 없는 입에서 딱 묵어부렸다. 그렇게 시 한 수를 냄기고 왔다, 이런 이야기여. 그래서 생강장사 이야기여 제목이. 그랑께 탕진해불고, 배 두 척 분의 생강을 탕진해불고, 정신 차리고 보니 기가 맥힌께, 시 한 수를 냄겼는데, 원시사마목이요, 머얼리 보니까 말 눈깔 같기도 하고, 사마, 같을 사 자거든. 사마목이다, 눈깔 같기도 하고. 근시 여인구라. 가까이 보니까, 여자 입 같기도 하고. 그라고 양순 무일치라. 입술은 두 갠디, 양순, 입술 순 자거든, 무일치라, 이빨이 하나도 없더라, 보니까. 그런데 능식이생강이라, 배 선 자거든, 강은 생강 강 자여. 배 두 척 분의 생강을 능히 먹어 치워 불더라. 저놈의 입에서. 그렇게 한문 시를 냄기고 집에 왔다고 하는 생강장사 이야기여.
- (이건 어디서 들으신 거예요?)
옛날 어른들한테 들었지. 뭐냐 하믄 한문을 가지고 우스갯소리를 많이 만들어. 그러면 김삿갓 얘기도 많이 있어. 근데 다 잊어부렀어. 나도 많이 들었거든. 뭔 어디 서당을 가니까 서당 선생이 조금 틀어져 부렸어. 그러니까 서당 식구들은 열 명도 못 된디 그것을 한문으로 뭐라 하고. 그 해학적인 한시를 김삿갓이 많이 했거든. 그 책이 그 전에 있었어, 나한테도 있었어 그런데 어디로 가고 없어. 어디 고서점에 가면 있으려나. 그런 해학적인 시야. 어른들이 이렇게 만들어서 많이 했어.

 

 

 

 

 


자료번호 / 06_12_02_FOT_20160722_GYG_0001
제보자(구술자) / 김영귀(남, 79세, 관산읍 와룡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