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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화원(문림의향 장흥설화)

관산읍

[관산읍] 혼불

장흥문화원 2017. 9. 15. 09:40

 

 

 

혼불
▶ 구술자가 직접 혼불을 본 이야기. 어느날 이웃마을에서부터 불이 두둥실 떠서 날아왔다. 구술자가 그것을 보고 불이 날아온다고 하니까 어른들이 혼불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정말 사람이 죽었다. 사람이 죽으면 혼불이 나간다고 한다. 그 혼불이 길면 좀 길게 살고, 짧으면 더 짧게 살다 누군가가 반드시 죽는다고 했다. 또 꼬리가 있으면 남자의 것이고 꼬리가 없으면 여자의 것이라고 전해온다는 이야기.

 

 

내 나이가 내가 겪은 얘긴데, 내 나이가 열대여섯 살 정도 먹었을 거여. 그때는 동네 분들이 많이 사는 시대라, 처녀 총각 할 거 없이 어느 마을이고 북적북적하는데, 여름밤에 사당나무에서 놀아. 어른들이랑 나와서. 뭐 이런저런 얘기하고 있는데, 하늘을 우연히 쳐다보니께 불이 둥실둥실 떠있드라고. 저 뭐 불 떠 있다, 하니께 딱 어른들이 보고는, 혼불이구마! 그래. 그러더니 남송마을에서 넘어와. 그러니까 남송 내일모레 초상 나겄네, 그러시더라고, 어른들이. 그럼서 하는 말이 저 혼불이 꼬리가 달려 있으면 남자고, 꼬리가 없으면 여자고, 뭐 그런 것 같더라고. 그런데 그때는 꼬리가 없었어. 둥실둥실 떠와. 그러면서 또 어른들이 한 번 말한 것이, 뭔 말을 하냐면, 저것이 멀리 가서 떨어지며는 조금 며칠 더 살고, 가까운 데서 떨어지며는 좀 빨리 죽고. 그라고 사람이 죽기 전엔 반드시 혼불이 나간다. 안에. 미리 나간다. 그리고 또 그때 하는 말씀이, 방안에서 바늘구멍만 있어도 밖으로 혼불은 나간다. 그러고 우리가 눈을 꾹 눌러보며는 불 같은 거이 보인디, 그거이 혼불이다. 사람은 죽기 전에 반드시 혼불이 나간다. 그럼서 우리 동네 뒷산으로 떨어지드라고. 그 혼불이. 그래서 내가 한 열대여섯 때 혼불을 보고 그 뒤로는 혼불을 본 적이 없어. 그런데 다른 사람들 말에 의하며는 봤단 사람이 몇이 있어. 그러면은 그 뒤에 누가 죽으면 그 사람 혼불 아니냐, 보통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하고 그랬어. 그란데 나는 평생에 딱 한 번 봤지. 그때. 그라고 어른들한테 그런 얘기를 들었어. 혼불은, 멀리 가믄 쪼끔 며칠 더 살고 가까운 데 가면 빨리 죽고. 또 바늘구멍만 있어도 혼불은 방안에서 나가고. 또 꼬리가 있으면 남자고 없으믄 여자고. 이런 얘기를 내가 어려서 들었어. 그때가 내가 한 열대여섯 살 때쯤 되었을 거여.

 

 

 

 

 

 


자료번호 / 06_12_02_MPN_20160722_BNS_0001
제보자(구술자) / 백남선(남, 68세, 동촌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