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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진면

[회진면] 더갓너메 이야기5 ― 나 살려라, 나 잔 살려

장흥문화원 2017. 11. 16. 10:07

 

 

 

더갓너메 이야기5 나 살려라, 잔 살려
▶ 멜(멸치) 장사에 나선 더갓너메가 멜 잡이 배에서 아주 상태가 좋은 멜을 보고 한 밑천 뽑기 위해 싹쓸이하다시피 하여 그 멜을 사서 장사할 곳으로 실어가기 위해 소 등에 싣고 소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는데, 무슨 일인지 소는 꿈쩍을 안 한다. 소를 계속 설득했으나 끝내 요지부동인 소를 보며 화가 날 대로 난 소 주인이 소의 뒷발 발목을 꽉 물어버리고, 깜짝 놀란 소는 날뛰며 달아난다. 때문에 소 등에 얹힌 채 묶여 있던 멜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한참 소를 쫓아가던 더갓너메는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주저앉고 만다.

 

 

옛날에 주로 5~60년도에, 70년도까지 그런 상황들이 벌어졌는데 멜을 멜이 보통 4월 말에서 6월 한 중순경에 멜이 주로 많이 나와요, 이쪽에서. 그라믄 여기에서는 주로 여기 인자 금당, 금일 쪽에서 멜을 많이 잡으면은 주로 인자 회진항으로 주로 이렇게 멜을 팔기 위해 오거든. 그란데 더갓너메도 멜 장사를 했지, 사실은. 그란께 그때 당시에 멜 장사는 주로 이렇게 한 다라씩, 그때는 꼬무 다라가 있었던 게 아니고 나무나 이렇게 판자로 엮은 이렇게 통들이 있잖아? 그런 것들이 주로 있고, 한 말씩 이고, 여기는 자동적으로 구매를 한께는 장사가 안 된께, 십리 길 이상을 걸어서 이고 가서 팔고, 거기서 몇 푼 벌어가지고 붙여 가지고 팔고 하는 그런 풍경들이 이뤄졌던 곳인데. 거기서 장사 수완이 좀 뛰어, 뛰어난 사람들은 구루마를 인자 빌려 가지고 멜 장사를 갖다 여러 말을 실고 가 가지고 너랑 나랑 같이 합작을 해가지고 구루마를 인제 빌려. 그래가지고 오늘 멜 장사를, 장사를 한단 말이여. 그런 어떤 풍경들이 있었는데 하루는 이렇게 딱 보니까 멜이 너무 좋아. 아, 그 더갓너메가 여태 장사해놓은 돈 밑천도 좀 있겠다, 아, 멜이 너무 욕심이 난 거야. 그래서 그놈을 일명 ‘아도 친다’는 말 알아, 아도? 여기 있으면은 배에 있으면은 거기 남아 있는 물건을 내가 전부다 아도, 내가 전부 다 산다는 거이 아도 친다….
- (일본 말인가 보네요?)
일본 말인 거 같애. 그라니까 아도 친다고 그래. 더갓너메가 그놈을 아도 치기를 한 거야. 그란께 인자 구루마도, 그놈을 그 멜을 다 이렇게 인자 아도를 쳐 갖고 한나 한나 이렇게 구루마까지 다 구루마도 물론 인자 자기 혼자 그날따라 해서 딱 했을 거 아녀? 다 실어. 그라믄 그 소는 거기 인자, 일명 뭐 다른 사람인데, 실명은 내 거론하지 않겠지만은. 소가, 그 소는, 옛날 소가 주인 말 잘 들어. 이랴, 이랴 하면 앞으로 가고 좌라 좌라 하면 좌로 가고 이리 이리 하면 또 이쪽으로 가고, 가만있어라, 멈추라 하면 뭐라고 하더라?
- (워 워….)
워 워 하면 멈추고, 뒤로 뒤로 하면 뒤로도 가고, 뭐 소 말, 뭐 소가 사람 말귀 다 알아묵어. 뒤로 뒤로 하면 뒤로도 가아. 진짜야, 진짜. 아, 그란께 그 정도로 이 소는 주인하고 그렇게 한 12년 동안을 같이 인제 생활해왔던 소지. 그란께 주인 말을 한 번도 거역한 적이 없어, 이 소가. 그란께 이 소가 사람하고 가장 또 가까운 동물이고 충직한, 또 충실한 그런 손데 인자 더갓너메가 봤을 때는 [두 손을 위로 치켜들며] 멜들을 딱 실은 걸 이렇게 밖가게 다 매어 놓은께는, ‘아따 오늘은 여태 내가 제일 좋은 물건을 갖다가 나 혼자 사가지고 이렇게 실고 가니까 내가 제일 많은 돈을 벌 수 있겠다….’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어. 인제 출발할 줄 알았는데, 아니 이놈의 소 주인이 그 멍에에 딱 걸려 있는 그 소 짚신을 있잖어, 옛날 소 짚신이라고 알까? 소가 신고 다닌 짚으로 만들어진 이렇게 신발이 있어. 그놈을 신긴 거야. 그라믄 여기가 인자 옛날에는 대덕까지 이렇게 다 비포장 자갈, 자갈길인데 그놈을 인자 소 그 짚신을 내려가지고 소 뒷발 옆에 딱 앉아 가지고, 딱 무릎 꿇고 딱 앉아 가지고 [손으로 소의 발을 치는 시늉을 하며] “뒷발 들어, 들어.” 그렇게 한 거야. 소가 꿈쩍을 안 하네. 그란께 아마 내 생각인데 소가 식전부터 뭐 뭐 논을 좀 갈고 왔던 것 같애. 그란께 소가, 소도 좀 쉴 시간을 줘야 쓸 것인디, 이 주인이 쟁기질 하고 온 소를 쉴 시간도 안 주고 또 저 구루마를 끌고 가라고 하니 소도 성질이 났는가 모르겠어. 소는 그러고 있고 요놈은 소 주인은 얼매나 짜증이 났던가 자기 인제 혼자 소와 대화를 한 내용이지. “야 임마, 너만 피곤한 것이 아니고 나도 좀 피곤하다. 그란께 제발 내 말 좀 잘 들어주라. ”그렇게 아마 사정을 하고 있었던 거여.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손으로 치는 시늉을 하며] “뒷발 들어, 뒷발 들어!” 딱, 친께는 소가 그래도 꿈쩍을 안 한 거야. 그란께는 씨바 소 주인이 얼마나 성질이 나는가 소 뒷 발목을 악! 이라고 물어분 거여, 소 뒷 발목을. 그란께 소가 얼마나 놀라버렸겠어? 소가 얼마나 놀랐는가 [앉은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푹! 발을 디디면서 그대로 도망가버린 거야! 그란께 [옆쪽에서 뒤쪽을 가리키며] 저기에서 저기 동리에까지 도망을 가버린 거야. 그란께 아무리 줄로 꽉 묶어 놨다 해도 그 짐들이 가만있을 거여? 멸치들이 저리 칭겨지고(튕기고) 다 나오고 다라는, 다라 통들은 다 날라다니고… 지금 같애서는 소 학대로, 동물 학대로 어떻게 됐을라나 모르는데 그때 당시에 아니 갑작스럽게 아무리 소 말 안 듣는다고 소 발목을 물어버렸으니. 인자 근데 그것은 인자 그거는 그 이야기고, 더갓너매는 인제 어쩌겠어? 여태 번 돈을 다 투자해가지고 그놈을 갖다가 인자 큰돈을 벌 줄 알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아니 요 멸치가 다 없어져부렸으니…. 아니 그러면 지금 같으면은 뭐 변상, 뭐 보험이라도 있다든가 변상도 할 수 있을 거인데, 더더욱이나 사람이 그랬으면 사람 니가 물어내라 그럴 수도 있을 거인디, 소가 그렇게 해버렸으니 이거 어쩔 거여, 방법이 없지! 그래서 더갓너메가 한참을 쫓아가다가 홀라당 자빠져서 하는 말이 “오메, 나 죽겄다! 나 좀 살려라, 살려…!”[웃음]

 

 

 

 

 


자료번호 / 06_12_10_FOT_20160905_YJS_0005
제보자(구술자) / 이제석(남, 56세, 동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