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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화원(문림의향 장흥설화)

보편설화

[보편설화] 산적과 정승 딸

장흥문화원 2017. 11. 28. 11:08

 

 

 

산적과 정승
▶ 옛날 한 정승에게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 딸이 산적에게 끌려가버렸다. 그래서 정승이 딸을 데려오는 이에게는 재산의 반을 주고 사위로 삼겠다고 했는데, 찾으러 간 사람들이 모두 돌아오지 않았다. 그 후 딸이 큰 개를 한 마리 데리고 스스로 걸어 들어왔는데, 정승은 그 큰 개를 딸과 함께 살게 했는데, 1년 만에 개를 닮은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 본인(한승원 작가)이 이 설화를 바탕으로 「폐촌」이라는 소설을 썼다는 부연설명을 했다.

 

 

옛날에 어떤 정승이 살았어요. 이 정승한테 예쁜 딸이 하나 있었어요. 그랬는데, 어느날 산적이 그 딸을 납치를 해가버렸어.그러니까 큰일 났지. 그래서 정승이 포도들을 풀어가지고 도둑 잡고 딸을 구하러 보냈어. 그랬는디 도둑을 잡으로 가기만 가면 도둑이 죽어 불고 안 와. 그래서 군인들까지 풀었지만 딸을 구해오지 못했어. 그래서 하도 안되겠어서 방을 붙였어. 우리 딸을 구해다 준 자에게는 내가 가진 재산을 반분하겠다. 그러고 사위를 삼겠다. 그렇게 방을 붙였어요. 그러고 있었는데, 얼마 있지 않아서 딸이 나타났어. 딸이 나타났는데, 송아지 만한 큰 개가 딸 치맛자락을 물고 온 거예요. 그래서 정승이 자기 종들에게 그랬어요. “아야, 저 개한테 후한 대접을 해라”. 그러니까 고기도 주고, 잘 대접을 했어. 그런데 그 개가 가지를 않고 방문 앞에서 계속 꼬리를 흔들고 있는 거야. 그래서 왜 저 개가 가지를 않는가? 사람보다 더 무서운 갠데. 그래가지고 정승이 그걸 알아차렸어. 개가 요구하는 사항이 뭔가? 그래서 그걸 알아차리고, 딸하고 그 개하고 합방을 시켰는데, 그런데, 그 개하고 딸하고 그렇게 1년 동안을 살았는데, 어느날부턴가 딸이 배가 부르기 시작해가지고, 1년이 된 다음에는 아들을 하나 낳데. 그랬는데, 다리는 길고 머리는 놀놀하고, 코는 이렇게 스고 눈은 놀놀하고, 그런 자식이 태어났는데, 그것이 바로 미국놈들 시조였단다, 그런 이야기 [청중 웃음]. 「폐촌」이라는 소설을 내가, 그걸 동기로 썼는데, 개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그런데 그 소설 속에 백만시라고 하는 남자 주인공이 있고, 미륵녜라고 하는 여자주인공이 있는데, 그 둘이다 다 거구야. 장사야. 그러니까 일반 사람들하고는 살지를 못해. 궁합이 안 맞으니까. 그런데, 그 백만시라고 하는 남자 주인공의 아버지는 좌익활동을 하고, 미륵녜의 오빠들은 경찰이 돼서 서로 원수지간이 돼서 서로 살지를 못해. 그래가지고 딴 데 떨어져서 사는데, 미륵녜가 다른 데로 사집 가서 살았는데, 거기서 살지 못하고 과부가 돼서 이 남자는 이 남자대로 홀아비가 되고 그러고 혼자 살고 있는데, 어느 날 미륵녜가 마을에를 들어왔는데, 큰 개를 한 마리 데리고 들어온 거야. 그래 갖고 그 개하고 둘이 살아. 그래 갖고 변강쇠가 그 개를 뚜드려 잡아 먹어버리고 둘이서 산다는 이야긴데, 그것이 폐촌이라는 거예요. 그게 뭐냐 하면 우리 한반도의 비극적인 분단상황, 그 곳에서 분단상황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 어떤 존재인가? 그것을 상징하고 있는, 그런 이야긴데, 그 당시에는 반미적인 소설을 쓰는 것이 금기였어요. 남정현이라는 사람의 분지라는 소설 때문에 남정현이는 옥살이도 하고 그랬잖아요. 반공법 위반으로. 그런데, 내 소설은 굉장히 상징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당시에 발표될 수가 있었지요.

 

 

 

 

 

 

 


자료번호 / 06_12_10_FOT_20161201_HSW_0002
제보자(구술자) / 한승원(남, 78세, 회진면 신상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