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나락의 자리다툼
▶ 논 작물에 주작물인 나락과 잡초인 피에 대한 이야기다. 나락이 피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니까 피가 비켜주지 않자 나락이 우리 주인에게 일러바쳐서 피를 뽑아버리게 하겠다며 윽박질렀다는 이야기다.
그 요새 논에 농사지며는 피하고 나락하고 자리 다툼 얘기여. 피와 나락의 자리 다툼인데. 피가 인자 자라나. 자라나면서 나락보다 뭐라면은. “야, 자리 좀 비껴 줘라” 그랬어. 그랑께 나락이 생각하기를 기가 멕히거든. 내 자린디. 엉뚱한 피란 놈이 와서 자리를 비껴 줘라 하니. 괘씸하니까는 뭐라 하냐, 나락이. “너 이 새끼 우리 주인 아저씨 오면 일러분다잉?” 인자 그랬어. 그라믄 뽑히는 거이지. 주인이 알면은 피는 뽑히는 거여. 그래서 ‘너 우리 주인 아저씨 오기만 하면 너 이 새끼 바로 일러 분다’ 그런 얘기. 그런 것이 피와 나락의 자리 다툼 얘기여. 간단하면서도 재밌는 일화지.
- (원래 주인이 나락잉께. 옛날 혹시 피 해가지고 먹거나 하진 않았죠.)
피는 안 먹는데 인제 그때 배 고플 때, 피도 뽑아갖고 볶아서 간식으로 먹었던 것 같은 기억도 좀 있는 거 같애요. 어려서. 주식은 아니었지만. 정말 먹을 것이 없을 때.
자료번호 / 06_12_02_FOT_20160722_KGS_0001
제보자(구술자) / 김갑순(여, 68세, 관산읍 와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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