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림의향의 향맥을 지키며,장흥의 문화를 일구어 갑니다

장흥문화원(문림의향 장흥설화)

회진면 26

[회진면] 고생스러웠지만 재미도 졌던 벼농사

고생스러웠지만 재미도 졌던 벼농사 ▶ 예전에는 모를 키우기 위해 볍씨를 민물에 담가 따뜻한 방에 두기도 했는데 그러다가 그만 볍씨가 썩어버리기도 했다. 다행히 상태가 괜찮으면 논 한쪽에 모판을 만든 후 그 볍씨를 뿌려서 모를 길렀는데, 이 또한 죽기도 해서 되풀이하여 볍씨를 뿌려야 하기도 했다. 모내기나 벼 베는 일도 여럿이서 돌아가며 품앗이로 하거나 사람을 사서 하는 등, 지금은 대부분 기계로 하는 일들을 그때는 다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만 했으므로 고생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모를 어떻게 키웠는 고이는? 이렇게 종자를 담가. 종자를 민물에다가 담가갖고 인제 스물 네 시간 담구지. 스물네 시간을 담가. 그래갖고 인제 건져갖고, 옛날에는 멍청한 께, 이런 이불 속에다 넣어 놔갖고 따순 방에, 방 따..

회진면 2017.11.22

[회진면] 도채비들이 소고기를 다 뺏아부러

도채비들이 소고기를 다 뺏아부러 ▶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쯤, 구술자의 아버지가 친구 두 분과 읍에 나갔다가 소고기를 사 갖고 밤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뭔가가 뒤에서 자꾸 잡아당기는 것 같아 무서운 마음이 들어 소고길 던져버리고 왔다가 뒷날 아침에 그 자리에 가보니 소고기가 뿌옇고 이상하게 변해 못 먹게 되어 있었다. 간밤에 그 길에서 도깨비들이 그렇게 소고기를 잡아당기듯 뺏은 후 먹고 간 흔적이 아니었나… 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다. 그때 (내가) 열 살 넘었던가 열 살이었던가 몰라. 그란데 아부지가 5형제, 결형제를 맺어갖고 살아, 이웃지간 이웃 부락 어르신들하고. 5형제, 결형제를 맺어갖고 사는디, 두 분이 어디 뭔 일이 가르께갖고 세 분이 어디 장흥을 가게 됐다 하구마. 장흥을 가게 돼갖..

회진면 2017.11.22

[회진면] 도깨비가 불을 지른 집, 긴숭바우, 고려장전설

도깨비가 불을 지른 집, 긴숭바우, 고려장전설 ▶ 1. 150년 전쯤 마을 어느 집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어른들은 그 불을 도깨비가 놓은 도깨비불이라고 했다. 지금도 그 집에는 사람이 살고 있으며, 불이 났던 흔적도 남아 있다. 2. 외학동, 산속에 가면 ‘긴숭바위’라 불리는 큰 바위가 있는데, 그 밑에 여우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3. 석산 아래에 고려장을 지내던 곳이 있었다. 옛날, 여기서도 고려장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그 터를 (구술자가) 재작년에도 보고 왔다. 1. 우리 마을에 나는 몰라, 그란디 어르신들 말 들어보믄 지금으로부터 한 150년 전이라던가? 쭉 흘러갔다게. 그란데 현재 그 집이 현재도 남아 있어요. 인제 그것부터 얘기할께. 저, 임자해씨가 거주하고 있는 집인..

회진면 2017.11.17

[회진면] 드러누서 있은께 여우가 와서 지나가더란 것이여

드러누서 있은께 여우가 와서 지나가더란 것이여 ▶ 예전에 구술자의 아버지가 산골짜기에 있는 논에 가서 물을 대려고 순서를 기다리며 근처 바위에 누워 잠시 눈을 부치는데, 여우가 꼬리에 물을 적셔 가지고 와서는 아버지 얼굴에 물을 묻히려 해서 삽으로 쫓았다고 한다. 아버지 얘기로는 여우가 제 딴에 이 사람이 살았나 죽었나 알아보려고 그랬다는 것이다. 그 산 골짜기 가서 논 버는 데 물을 댈려고 인자 저녁에 장복을 했제… 여름에. 논에 물 댈라고 기다리고 있제. 물 댈라고, 딴 사람이 트 가부니까(가버리니까) 못 트게 할라고 기다리고 있는 중인디, 그라다 본께 바우에서 그 우장을 깔아놓고 드러누섰다 그것이여. 그래 거기 드러누서 있은께 가만히 있는디, 여우가 와서 지나가더란 것이여. 그래도 가만 있은께, 다..

회진면 2017.11.17

[회진면] 마을의 흉풍을 헤아리는 정자나무

마을의 흉풍을 헤아리는 정자나무 ▶ 신상마을에는 수령이 400~500년가량 된 은행나무가 있다. 사당나무이기도 했던 이 은행나무의 상태를 보면서 마을 사람들은 그해 농사가 풍년일지 흉년일지를 헤아려보고는 했다고 한다. 아주 먼 옛날에 여거(여기에) 심어진 나무라. 근디 어찬(어떤) 사람은 500년, 어찬 사람은 400년, 300년 그렇게 얘기하는디 [고개를 돌려 나무를 바라보며] 요요 나무가 한 500년은 됐겄소! 내 보기엔 그래요. 300년은 훨씬 넘은 나무 같고. 그런께 여가(여기가) 지금 우리, 우리 마을이 상당히 저, 터를 잡고 생긴지가 오래 됐단 말이요. 천 백 년도 경에 이 마을이 형성됐다고 그렇게 전해오고 있는데, 아마 그때쯤, 그때쯤 이 나무를 심었지 않냐…. - (마을 처음, 이렇게 생길..

회진면 2017.11.17

[회진면] 들돌에 얽힌 전설

들돌에 얽힌 전설 ▶ 옛날, 대리마을에 살던 메주할멈이라 불리는 할머니가 약초를 캐러 갔다가 보기 좋은 돌덩이가 있어 그것을 치마폭에 싸가지고 와서 사당에 두었는데, 동네 청년들이 돌을 들어 힘자랑을 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이 돌덩이가 ‘들돌’로 불리게 되었다. 확실한 연도는 언제인지는 잘 모르고요. 전설에 의하면 우리 마을에 옛날에 메주할멈이라고, 아주 못생긴 할머니가 계셨다고 그래요. - (메주할멈이요?) 메주할멈. 할멈. 메주할멈은 원래 그 말은 양반이 아니고 옛날에는 상놈을 칭하는 말이여, 그 말이. 그란디 그 할머니가 어디 약초 캐러 나가서 그 돌멩이를, 보기 좋은 돌멩이가 있어서 치마에 싸들고 왔다, 그래서 여기다가 사당에다가 놔뒀는데 저것을 동네 청년들이 전부 그 들돌로 생각해서 [두 손으로 ..

회진면 2017.11.17

[회진면] 명덕초와 부모님

명덕초와 부모님 ▶ 장흥동학 내용을 중심으로 구연해달라는 조사자들의 요청에 따라 한승원 선생이 구연한 내용이다. 회진면 신상리 출신인 선생이 어렸을 때 다녔던 당시 초등학교인 명덕초등학교의 설립과 학교 운영 관련 이야기로, 한승원 선생의 집필 공간에서 채록했다. 그 학교는 상당히 빨리 설립이 됐어요. 그러니까 일반 산중보다 그 섬이 훨씬 더 먼저 개화가 됐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때는, 여기 산중에는 기껏해야 서당만 있었겠지만, 덕도에는 복습방 운동이 일어났어. 복습방. 학생들이 함께 동네 사랑방에서 모여서 복습방처럼 이렇게 공부하고, 계몽운동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일어나서 농촌계몽운동을 하러 댕기고,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가 굉장히 빨리 개화가 된 분이었는데, 그래서 아들딸을 가르칠라고 애썼는데, 그런데, ..

회진면 2017.11.17

[회진면] 김 같은 거 잘되라고 지냈던 선학동 갯제

김 같은 거 잘되라고 지냈던 선학동 갯제 ▶ 예전에 바다에 인접한 마을에서는 매년 정월 보름날이면 갯제를 지내고는 했다. 마을의 ‘운 좋은 사람’이 목욕재계한 후 밤에 선창에 가서 정성스럽게 음식을 차려놓고 바다의 귀신들을 불러 먹이고 풍물도 치면서 한해의 풍작과 안전을 비는 의식이었다. 목욕재계하고 아주 진짜 정성스럽게 해갖고 밤에 저 선창에 가서 ‘물 아래 김서방~’하고 불르고, 그렇게 임석(음식) 차려놓고 불러 믹이고 다 헌신 주고 그라고 오고, 또 매구도 치고 그런 역사는 있었어. - (갯제는 왜 지내는 거였어요?) 김 같은 거 잘 되라고. 전에 옛날 풍속으로 그런 거 잘되라고 전에는 항시 지냈어요. 그라고 인자 매구 치고 막. - (그러면 갯제 준비를 언제부터 시작해서 주로 언제 지냈어요?) 보..

회진면 2017.11.17

[회진면] 1960~1970년대 회진항 풍경 회고

1960~1970년대 회진항 풍경 회고 ▶ 회진에서 태어나 젊어서 도시에 나가 살았던 7년간을 빼고는 죽 회진에서만 살아온 구술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1960~1970년대) 보고 겪었던 회진항 풍경을 떠올려 그려 보였다. 그때로부터 기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왁자하고 풍요롭던 항구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쓸쓸함만이 남았는가. 그때 그 시절처럼 왁자지껄한 회진항을 소망해본다. 나는 회진에서 1961년 5월 열아드렛 날 태어나가지고 광주 고등학교, 대학교를 서울서 가가지고 다니다가, 한 2년 다니다가 군대 갔다 오고… 그러니까 고등학교 3년, 군대 2년, 대학교 2년, 7년을 제하고는 회진서 산, 어떻게 보면은 토종이죠, 토종! 회진에서 이때까지 쭉 살아오면서 근데 내 아주 어렸을 때, 내가 61년도에 태..

회진면 2017.11.17

[회진면] 개척단이 동원되었던 덕도 간척사업

개척단이 동원되었던 덕도 간척사업 ▶ 덕도 간척은 1960년도에 시작되어 약 10년에 걸쳐 이뤄졌다. 박정희 정권이 ‘깡패’들을 동원하여 시행한 사업이라 마을 원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등 이런 저런 불상사도 많았고, 중장비 없이 오로지 사람 힘에 기대 이뤄진 공사라 동원된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나가기도 했다. 1960년도에 박정희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했어 그때. 그때 인제 식량이 우리나라에 부족하니까 서무샛날 물 떨어진 데는 다 막으라고 그라고 지시가 그때 있어갖고 요런 데 저런 데 그렇게 막었어도 어업 보상 그런 것도 한나도 없이, 아무 보상 없이 저 전부 사람 인력으로 막았어, 사람 힘으로. - (그러면은 그 할 때 요즘으로 치면 일당 같은 거는 좀….) 일당은 받었지. - [그란데 일당도 ..

회진면 2017.11.16

[회진면] 정성들여 빈 후 애기를 낳았다 해서 정성바위

정성들여 빈 후 애기를 낳았다 해서 정성바위 ▶ 옛날에 아기를 못 낳는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지금의) 덕산마을 뒷산 어떤 바위 밑에 있는 샘물을 떠놓고 그 바위 아래서 지극정성으로 아기를 갖게 해달라고 빌었고, 마침내 아기를 낳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바위가 ‘정성바위’라고 불리게 되었다. 옛날에 어린애 못 낳은 그 아주머니가 있었던가 몰라. 그란께, 애기를 못 낳은께 그 바우 밑에가 샘이 있는디 그 물을 떠다가 정성을 들여서 애기를 낳았다 해갖고 정성바위라 했다고 하대. 그라제 그, 그랬단 그런 말만 들어봤어. 그라제 내가 언제…. 정성, 그 물을 떠다가 정성을 들여 갖고 애기를 낳았다고, 그 바우 밑에서. 덕산마을 자료번호 / 06_12_10_FOT_20161202_GSS_0002 제보자(구술자)..

회진면 2017.11.16

[회진면] 쪽밑재 이야기

쪽밑재 이야기 ▶ 예전에 선학동에서 연동으로 넘어가는 길에 ‘쪽밑재’라 불리는 고개가 있었다. 지금은 도로가 닦이어 사라지고 없는 자리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도깨비가 나타나 음식을 달라고 한다거나 신을 벗어놓고 가라고 하면서 길을 오가는 이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고 한다. 저 연동마을로 넘어가는 데 거그 가면 엄청 무서워. 그라믄 인자 큰집에 제사 모시러 가믄, 뭐 음식 좀 싸주면 거기다 땡겨불고 오고 그래, 뭐 주라고 한께. 도채비가.[웃음] - (아, 직접 만난 적 있으세요?) 못 만내 봤는디. 그거 오믄 다 무섭다게. 그라고 그 신, 요렇게 줍고 가는, 산 사람이 거거서 돌아갈 제 묏이 있어. 그란디 거그 가믄 ‘신 벗어라, 신 쥐어 주께. 신 쥐어 주께 신 벗어놓고 가거라’ 그라고 그랬다 하대요. ..

회진면 2017.11.16

[회진면] 돌게가 많이 살아서 독게바위

돌게가 많이 살아서 독게바위 ▶ 선학동마을의 어르신들이 ‘도깨비바우’라 부르는 바위의 원래 이름은 ‘독게바위’다. 옛날에 제방이 들어서기 전에 해안가와 육지가 붙어있는 곳에 조그만 돌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 돌게가 엄청나게 많이 살아서 독게바위라 불렀다. 그런데 이 명칭을 발음이 비슷한 ‘도깨비바우’로 부르면서 와전되어 왔던 것이다. 독게바위(이야기)예요, 독게바위. 독게란 뭐냐 하면, 돌게, 바다의 돌게. 물이 거기까지 들어왔었거든요. 옛날에 여기 제방이 막기 전에. 이청준 선생님도 표현을 그렇게 했잖아요. “제방이 막기 전에는 물이 들어왔을 때 둥둥둥 이렇게 소리가 난다.” 거기 끄트머리에 있는 게 바위, 그 섬이 하나 있어요. 섬 비슷한, 그런께 해안가하고 육지하고 붙어있는 조그마한 돌이 하나 있어..

회진면 2017.11.16

[회진면] 고살바우 때문에 고씨가 여기서 못 산다고 합디다

고살바우 때문에 고씨가 여기서 못 산다고 합디다 ▶ 신상마을에는 ‘고살바우’라고 불리는 바위가 있다. 처음 고씨들이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어느 땐가 바위 하나가 툭 불거지면서부터 고씨들 자손이 귀해졌고, 지금은 고씨 가구가 한 가구도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그 바위를 두고 ‘고살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고살바위? - [고살바우, 바로 바로 저 건너가 있어.] - [아이… 혼자 머시기하믄 언능 거이 잘 기억이 잘 안 날 거여. 그러니까 쪼끔 더 얘기를….] 고살바우 전설은 [오른쪽을 가리키며] 여가 고살바우가 있는디 내가 옛날에 이두주씨라고 [옆에 앉아 있는 청중을 가리키며] 이 양반 집 할아버지 되는 사람인디, 그 양반한테 들은 얘기가 있는디 그 집에서 이렇게 봉창문이라고..

회진면 2017.11.16

[회진면] 바위가 울면 이틀 만에 비가 온다 하여 이틀바위

바위가 울면 이틀 만에 비가 온다 하여 이틀바위 ▶ 신상마을 앞쪽에 펼쳐진 바다 선창 입구에 딸각거리는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가 딸각딸각 울면 이틀 후에 비가 온다 하여 이틀바위라 부른다고 한다. 우리 선창 입구에 큰 바위가 있어요, 큰 바위가. 요새는 그거를 매립해서 해부니까(해버리니까) 바우가 더 적어졌는디(작아졌는데) 옛날에는 상당히 그게 큰 바우였어요. 근데 그거 딸각,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며] 딸각 뭣이 있어이! [딸각각시라고… 그 돌이 그 새이(사이에) 들어갖고 그 인자 딸각딸각하는디, 그것이 우면 딸각딸각 우면 이틀 만에 비가 온다, 그런 전설이 있었단 말이요.] - (그것이 잘 맞습니까, 딸각 딸각 그것이?) 그니까 잘 맞아놔서 그런 전설이 있었게지라. 그란께 거기다가 우리가, ..

회진면 2017.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