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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설화

[보편설화] 자다가 봉창뜯는다

장흥문화원 2017. 11. 28. 11:21

 

 

 

자다가 봉창뜯는다
▶ ‘자다가 봉창 뜯는다’는 속담에 얽힌 이야기를 구술자가 개인적 경험에 비춰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과거에 과거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중간에 숙박을 하는데, 돈 많은 사람은 아랫목에서 자고 돈 없는 사람은 윗목에서 잤다. 한 가난한 선비가 윗목에서 자다가 추워서 깨워보니 돈 있는 사람들은 아랫목에서 따듯하게 자고 있어 홧김에 봉창을 뜯어냈다. 그런데 누가 뜯어낸 창호지가 있어야 과거급제를 한다며 그 사람이 뜯어낸 창호지를 사갔다. 가난한 선비는 창호지 판 돈으로 조그만 벼슬을 했다. 그 이후 과거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봉창을 뜯었다고 한다.

 

 

과거를 보시러 가는 분이 그때는 걸어서 서울 한양까지 갈라믄 20일, 17일 걸렸다고 그래요. 그라니까 동전을 싸 짊어지고 올라가믄 잠을 자야된디, 돈 많은 사람은 아랫목에서 자고 돈 없는 사람은 윗목에서 잔디. 한 선비가 아랫목에서 잠을 잔디 춥단 말이여. 짠득 화가 난단 말이여. 그래서 ‘에끼 이놈들, 느그들도 추와부러라, 나도 못 잔디’하고 창호지를 뜯었답니다. 그랑께 누가 밑에서 종구고 있다가 “큰 일 났다. 내가 이걸(창호지) 갖고 가야 과거에 급제를 할 것인디” 하며 돈을 얼마를 줄게 팔라고 가난한 선비에게 사정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 못이긴드끼하고 창호지를 팔았제. 그라고 올라가서 그 돈을 주고 조그만 벼슬을 했다고 합니다. 벼슬을 해서 말이 나온 것이 ‘자다가 봉창을 뜯는다’고 구학 선생들이 말을 해요. 열 대여섯 살 먹어서 들은 얘기지만 상당히 이치에 맞고 내 머리에 쏙 들어오드란 말입니다. 지금 같으믄 옛날에 서재라고 그래. 옛날엔 서재 선생 말고도 많이 계셨단 말입니다. 거가 앉아서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자료번호 / 06_12_08_MPN_20160713_JSL_0001
제보자(구술자) / 조수일(남, 77세, 유치면 상촌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