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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진면

[회진면] 더갓너메 이야기1 ― 국만 떠라, 국만 떠

장흥문화원 2017. 11. 9. 09:46

 

 

 

더갓너메 이야기1 ― 국만 떠라, 국만
▶ ‘더간’이라는 이름의 아들을 둬서 ‘더갓네’, ‘더갓너메’로 불리는 아짐이 있었다. 남편은 술이나 좋아할 뿐 평생토록 집안 살림엔 무관심한, 무책임한 가장이었다. 어느 날 시아버지에게 드릴 고깃국을 푸는 며느리에게 더갓너메가 이른다, 고기는 살이나 찌우게 개나 돼지에게 주고 시아버지 국그릇엔 ‘국만 떠라, 국만 떠’라고.

 

 

더갓네, 더갓너메(‘더간’이라 부르고 불리는 아들의 어미)가 상당히 고생하면서 이렇게 시골에서 인자 사시는데 그란다고 옛날에 너나 나나 다 할 것 없이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고, 그런데 더더욱이나 자기 남편이, 일명 더갓너메, 더갓네 아부지가 계시는데, 더갓네 아부지가 통 일을 안 해. 그 없는 시절에 그런다고 자기 집에 살림이, 유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뭔 전답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날 다 하루 벌어서 먹고사는 그런 시절인데 통 일을 않고 맨날 요렇게 [술 마시는 시늉을 하며] 술만 이렇게 먹을라고 하고, 그라믄 더갓너메는 어떻게 하든 자기 식구들 이렇게 뭐 밥을 챙겨야 하고 쌀로 어떻게 한 톨이라도 할라고 그 고생을 하고 난린데 더갓네 아부지는 맨날 술만 먹고 아예 가정이라고는 살림이라고는 아예 놈(남)이야, 아예, 놈. 더갓너메가 얼매나 그 신랑이 밉겠어. 근데 하루는 더갓네 거기 인제 며느리가 있었는데 며느리가 인제 국을 떠. 인자 [뒤쪽을 가리키며] 여기에서 아마 더갓네 아부, 더갓네가 더갓네가 여기에서 고기를, 바로 이 자리구만. 원이 막어지기 전, 이 자리에서 주로 지금 그것 보고 뭐라 하더라. 이렇게 그물을 잡어가지고 고기를 주로 이렇게 잡는데 여기서 잡은 고기를 가지고 국을 낋여 가지고, 자기 며느리가 국을 뜨는데 더갓너메가 며느리한테 아가 옆에 와 가지고 하는 말이 뭐라는 줄 알어? “아가, 그 고기는 그 개나 돼지 줘야 된께, 국만 떠라이, 국만 떠어.” 아니 며느리가 봤을 때는 아, 당연히 고깃국을 끓였으면 고깃국을 이녁 신랑에게, 자기 시아버지에게 줘야 되니까 국을 뜨면은 당연히 고깃국을 떠야 되잖애. 그란데 고깃국은, 고기는 놔두고 국만 떠라, 국만 떠. 아니 난, 나중에 그 말을 듣고 나 혼자 상당히 많이 웃었는데 아니 자기 신랑이 얼마나 미웠으면은 왜 ‘국만 떠라 국만 떠’ 그랬을까…. 내가 생각해본 결론은 마, 고기를 떠 가지고 개돼지에게 먹이면은 살도 찌고 빨리 커 가지고 팔면 돈이라도 되는데 신랑은 고기를 먹여 봐야 아무 쓸모가 없어. 오히, 오히려 술만 더 먹고 그러니까는 필요가 없어. 오히려 이 고기 국물까지 띠어(떠) 준 것도 더 아까워했지 않았겠느냐. 그래서 며느리가 국 푼께 아가, 고기는 놔두고 국만 떠라, 국만 떠. 그래서 이 할머니가 참 순박하기도 하고 자기 신랑이 오직 미웠으면 그랬겠느냐 그런 생각이 들어져서 내가 그 제목을 ‘국만 떠라, 국만 떠’ 그 이야기를 했어요.

 

 

 

 

 


자료번호 / 06_12_10_FOT_20160905_YJS_0001
제보자(구술자) / 이제석(남, 56세, 동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