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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진면

[회진면] 더갓너메 이야기2 ― 내 5천원, 내 5천원

장흥문화원 2017. 11. 9. 09:55

 

 

 

더갓너메 이야기2 ― 내 5천원, 내 5천원
▶ 소를 사서 키울 형편은 안 되는 더갓너메, 아쉬운 대로 돼지라도 한 마리 키워 보려고 어렵사리 돈 5천 원을 모아 새끼 돼지를 사게 되는데, 집에 와 하룻밤을 지내고 보니 상태가 영 시원찮다. 옛날에, 더구나 더갓너메에게 5천 원은 아주 큰돈이었으니 그 돈 생각이 나서 시름시름 앓는 새끼 돼지의 등을 두드리며 자꾸만 “내 5천 원, 내 5천 원…” 했다고 한다.

 

 

아, 뭐 평야 인제 더갓너메… 뭐 한(恨)인데 옛날에는 우리는 돼지가 집에서 키운(키우는) 것이, 물론 소는 인자 돈이 있는 사람들이 쫌 키운 것이고, 그래도 소가 큰 재산이고 쪼끔 거기 인자 소가(소를) 살 형편이 못 되는 사람들은 돼지 키운 것이 어떻게 보면 농촌에서 소 키운 사람, 그 아래의 부유층에 드는, 또 돼지를 아무나 못 키워. 왜 못 키(우)냐? 돼지를 살만한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돼지를 못 키우는 것이여. 그래 더갓너메가 일명 갯것을 해가지고 여기 물이 나면은 뭐 반지락도 잡고 꼬막도 캐고 뭐 게도 잡고 그렇게 해가지고 어렵사리 돈을 인자 모았어. 그래가지고 돈을 모아가지고 남들도 이렇게 키고 있는 돼지를 사고 싶은 것이 더갓네 엄니 소원이었어, 소원. 소는 키울, 도저히 너무나 많은 돈이 있어야 해서 송아지는 못 사고 돼지새끼라도 한 마리 사야겠다고 하고 자기까지는 밤낮을 안 자면서 또 이렇게 이렇게 돈을 아껴가면서 해가지고 어렵사리 돼지새끼 한 마리 살 밑천을 마련해가지고 대덕 장엘 갔어, 이런 십리가 더 떨어진 대덕 장에를. 그래가지고 인자 대덕 장에서 돼지 한 마리를 샀는데 요놈을 인자 그때 당시에 인자 가지고 올 방, 십리 길을 가지고 올라면 고민이 되잖아. 가지고 올 수도 없고 해서 구루마를, 옛날에 인자 소가 끄고 가던 구루마 있었잖아. 구루마에를 이렇게 실고 갈려고 거기를 딱 갔는데 아까참에도 얘기했던 띠에다가 발짱에다가 막 이것저것 농기구, 뭐 삽이고 칼이고 이런 게 한 짐이 실려 있는 거야. 그라니까는 더갓너메가 도저히 거기에다가 맽길 수가 없어. 그 같이 실려서. 더갓너메 생각은 혹시 저기 저 짐들하고 같이 실리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쩔 거냐, 거금 5천 원을 그때 당시에 주고 샀는데… 그런 생각도 들었었고, 더 큰 생각은 아니 어떻게 저 하찮은 미물들하고 저런 짐들하고 내가 거금 5천 원을 준 이렇게 돼지새끼하고 같이 어울려서 동급으로 취급해서 실려 오겠느냐 그런 생각을 한 것이야. 그러니까 더갓너메가 에이, 내가 미친 생각을 했다, 내가 차라리 데리고 와야지, 그렇게 해가지고 돼지새끼를 직접 십리 길을 회진까지 데리고 오기로 결정을 하고 오는데, 그때는 어떻게 돼지를 데리고 왔을까? 뭐 이고 왔을까? 그러지 않았어. 애기 업데끼 돼지를 딱, 이것 보고 띠라 하나? 딱 매고 돼지를 매고 이렇게 딱 온 거야, 업고, 돼지를 딱 업고. 옛날에는 그런 풍습들, 풍경들을 뭐 지금 젊은 세대들은 그걸 전혀 상상도 못하겠지? 돼지를 어떻게 사람이 업고 온다? 지금 사람들이 그 풍경들을 생각할 수 있을까?
- (보신 적이 있어요? 보신 적 있어요?)
아, 보신 적은, 본 적은 어렴풋이 있어. 아, 있어.
- (어렴풋이… 개나 돼지를 직접 업고 다니는….)
- (난 본 적 있어요, 봤어요 나는.)
옛날 사람들은 오면서 그렇게 동물들을 애지중지하는 어떤 그런 부분들이 있었었지. 오면서 더갓너메가 인제 힘이 들고 그러면은 그런 애기보담 더 소중하니 어렵사리 이렇게 해서 딱 껴안고 얼마나 오지겠어. 그 돼지를 이렇게 오면서. 아아 이놈 해갖고, 막 나중에 잘 키워갖고 키우면은 새끼도 많이 낳고, 그러면 나도 이 새끼를 팔면은 나도 돈을 갖다가 벌 수도 있고, 내가 이 돼지새끼 한 마리를 사기 위해서 이 고생을 해갖고 이 새끼 한 마리를 샀는데 이 새끼가 크면은 아, 나도 인자 부자가 되겠다 그런 인자 어떻게 뭐라 할까? 그런 인자 큰 기대를 가지면서 그놈을 어렵사리 조심조심 자기 집에까지 딱 데리고 왔어. 돼지 막에 딱 넣고 지켜보고 어쩌고 이러고 있는데, 인자 하룻밤을 자고 나서, 아니 인자 아까참에도 얘기했지만 국 낋인(끓인) 것도 그 고기도 자기 신랑 안 주고 자기가 먹고 싶은 밥도 냉기면서 돼지새끼 줄라고 이렇게 해서 이렇게 많이 줬는데 아, 이놈의 돼지새끼가 밥을 안 먹는 거야. 아이, 더갓너메가 얼마나 환장하겄어? 아, 그 미치겠지. 도저히 그놈을 본께 저녁 때였는데 안 되겠은께 돼지우리에 들어가 가지고 돼지를 보듬고 이녁 방으로 인자 들어간 거야. 이녁 방에서, 이녁 방에서 그때 당시는 수의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떻게 방법은 없고, 요거를 어떻게 한다냐…. 그렇게 어떻게 밤이 깊은데 그 돼지를 우리로 돌려보내지 못하고 자기하고 같이 방에서 보듬고 잘라고 이렇게 인자 방에서 같이 잔 거야. 근데 이렇게 자다 보니까 아무리 (봐도) 돼지 상태가 좀 안 좋아. 밤샘을 했는데, 밤새도록 돼지 등을 두들기면서 “내 5천 원, 내 5천 원, 내 5천 원…. ”그러면서 밤새기를 했대요. 그래서 아, 그래서 내 돈 5천 원도 아니고 내 5천 원, 내 5천 원… 아까참에도 이야기했지만 가지고 데리고 올 때 내가 이렇게 손수 다른 짐들하고 실려서 보내지도 않고 내가 손수 이렇게, 또 이렇게 데리고 포대에 델고 업고 오면서 이 새끼가 잘 크면은 새끼도 많이 될 거요 부자도 될 수 있을 것 같고 이 돼지를 사기까지는 내가 이렇게 먹고 싶은 것 안 먹고 밤낮도 안 자면서 이렇게 해서 돈 벌어가 이 돼지새끼를 샀는데 이거 죽게 돼 어떻게 되어. 그래서 밤새 ‘내 5천 원, 내 5천 원…’ 그라고 밤샘을 했더래요. 그래서 참 이 더갓너메가 하아, 운이 없는 것인 건가, 참 그 5천 원이 그래서 결과는 나 잘 모르겠어. 그랬다고 그래서 ‘내 5천 원, 내 5천 원….’ 그래서 제목을 ‘내 5천 원, 내 5천 원’ 그렇게 한번 지어봤어. [웃음]

 

 

 

 

 


자료번호 / 06_12_10_FOT_20160905_YJS_0002
제보자(구술자) / 이제석(남, 56세, 동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