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보림사에 대한 기억
▶ 보림사가 전소되기 전 구술자가 본 보림사의 인상을 전했다. 특히 부처들이 노인의 모습을 하고 둘러앉아 있던 절방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옛날에 노인들이 사랑방에서 삐치고 글믄 고개를 틀고 그러잖아요. 그런 형태로 삥 둘러갖고 있는디 한 부처만 그렇게 있어요. 틀어졌다 이거요. 그래서 고개를 휭 돌리고 있는 거제. 참말로 사찰 말할 게 없어요. 제가 댕긴 중에는 그런 사찰이 없어요. 다 소각시켜부러갖고. 그전에만 해도 사천왕은 이렇게 열고 들어가믄은 임신한 부인들은 잘 못 들어갔어요. 까딱하믄 낙태. 왜냐하믄 뭘 잘못했다거나 안 들어 갈 데를 들어가거나 하믄은 사천왕 옆에가 방망이 들고 있어요. 이게 후르르 하니 나와부러요. 그란디 다 소각 되어불고 이루 말할 수 없어요.
- (6·25 때 불난거예요?)
6·25 때지. 왜냐하믄 솔직히 할 소리는 아니지만은 우리 한데서 다 질러부렀어요. 왜냐? 이 반란군들 그것들이 와서 밥해 먹고 잠자고 그런다고 소각 시켜분거여. 그래놓고 저놈들이 질러붔다 그런 거예요. 전부 솔직히 우리 국민이 질러부렀어.
- (불타기 전 보림사에 대한 기억이 있으세요?)
말을 다 까먹어서 그러지 어느 지점에 어떤 부처님이 있는지 머릿속에 삼삼해가지고 있제.
- (실제로 사천왕이 무서워서 임산부가 못 지나가고 그랬나요?)
잘 못 갔제. 거그 이렇게 방망이 치켜들고 경비원처럼 그런 식이여. 그란께 무섭지요. 어느 사찰에 가도 다 있거든요.
- (보림사 사천왕은 특별했나보지요?)
어르신들 말로 그래. 나쁜 사람들이 온다거나 하면 우르르 달려오는 식으로 느낀다고 합디다. 노인 모습들. 틀어져있는 거 ‘노’자가 들어가요. 전부 부처님의 형태가 늙은이들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 그냥 좋게 된거가 아니라 늙은이들 형태로 만들어져 있고 쭉 동그랗게 있었는디 다 타불고.
보림사 대웅전
자료번호 / 06_12_08_FOT_20161119_MHR_0004
제보자(구술자) / 문학래(남, 80세, 용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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