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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화원(문림의향 장흥설화)

보편설화

[보편설화] 금구슬의 행방

장흥문화원 2017. 11. 28. 10:34

 

 

 

금구슬의 행방
▶ 흉년이 들어서 세상살이가 아주 어렵던 때가 있었다. 이 와중에도 걱정근심 없이 살아가던 한 노인이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사다준 금구슬을 잃어버리게 된다. 애지중지하던 금구슬이 사라져버리자 노인은 몸져눕게 되고 식음을 전폐한 어머니가 염려되어 아들은 어머니에게 고아드릴 요량으로 시장에서 잉어를 사게 되는데, 잉어의 뱃속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금구슬이 나온다.

 

 

흉년이 들어갖고 세상살이가 아주 아주 에러왔어. 밥 먹고 살기가. 밥 먹고 살기가 어려운 세상이 돼버렸어, 거듭 한 3년 인자 흉년이 들어갖고. 그란디 소문에 어느 큰 부자는 아닌디 밥은 먹고살만한 부잣집 노인이 ‘세상을, 이렇게 좋은 세상을 뭐 슝년이 뭐이니, 먹고살기 에렵니 뭐이니 나는 근심 걱정이라고는 한 번도 안 해보고 살았다.’ 이상 나이 잡순 사람이 그라거든. 그란께는 그 소문이 쫙 펼쳐갖고 말하자면 군수 같은 사람 귀에 들어갔어. 군수 같은 사람 귀에 들어(가)갖고 ‘세상에 이렇게 세상살이가 팍팍하고 어려운디 세상 근심 걱정, 먹을 것 걱정 없이 펜히(편히) 산(사는) 사람이 있는디 그 사람이 얼마나 편한가 소문이 나버렸더라.’ 그런 말이 군수가(한테) 들어간께 직원들을 시켜서 그 집안을 한번 살피라 했어. 그 집을 가서 한번 살펴봐라, 그란께는 딱 그 집을 가서 살펴본께는 그 집 아들이 그렇게도 효자더라게. 아주 저거 어메를 아주 뭐, 잠잘 자리도 따순가 더운가 이렇게 맨쳐(만져)주고 이불도 깔아주고 옷도 뭐 아주 하루가 바쁘게 갈아입히고… 동네 사람들 말 들어본께 그런 효자가 없더라 이거야. 그란데 또 저거 어머니 심심하까니 금구슬을 (새끼손가락 한 마디정도를 잡아 보이며) 요만한 놈을 사다가 저거 조물조물하고 사라고(살라고) 줘갖고, 그 놈을 요렇게 조물조물하고 이라고 자랑하고 살고, 옆의 사람한테 자랑하고 살고, 그 놈으로 낙 붙여가갖고 살아, 요 금구슬로…. 그라고 살더라, 그랬다게. 그란께는 군수가 그 늙은이 근심거리를 맨들어줘야 쓰겄다, 이 세상은 다 똑같은 세상인디 우예 혼자만 그렇게 근심 걱정 없이 펜히 살아야, 아무리 아들이 효자래도 안 되겄다, 그래 인자 강도를 시켜갖고 그 집에 가서 그 늙은이 잠잘 때 구슬을 둘러갖고 오데, 그 구슬을 이 세상에 놔두지 말고 오다가 대덕 방죽 같은 방죽이 있는께 그 방죽에다 니 기운대로 땡겨(던져)버려라 그랬어. 그란께는 알았습니다. 그래갖고 저녁에 딱 인자 둘러쓰고 눈만 빼내갖고 인자 그 집엘 갔어. 가서 인제 가만히 들어가서는 본께 잠자믄서도 이라고 쥐고 자더라게. 딱 피(펴)갖고 딱, 갖고는 인자 내일부텀 당신도 근심거리 생길 것이요, 그 아까운 금덩어리. 그라고는 딱 갖고 오다가 대덕 방죽 같은 큰 방죽에다가 기운대로 탁! 땡겨버렸어. 그래놓고 인자 군수보다(군수 보고) 그, 시킨 대로 했습니다. 그랬는디 그 뒷날부텀 내 금, 금구슬 어디 갔냐, 내 금구슬 어디 갔냐, 내 금구슬 어디 갔냐, 내 금구슬 어디 갔냐… 그람시로 밥을 안 묵고 막 인자 내 금구슬만 찾아내라, 도둑이 엊저녁에 들었으면 내 금구슬을 어떻게 하든지 찾아내라! 하고 밥을 안 묵고 탤탤, 죽을 쒀다 줘도 안 묵고 “나는 금구슬 아니면 밥도 싫고 뭣도 싫고 다 싫다!” 죽을 쒀 갖고 와서 “엄니, 금구슬은 내가 또 벌어갖고 사다 드릴 거이께 죽이라도 떠 잡수시오, 죽이라도 떠 잡수시오….” 죽도 한번 떠 묵어 보더만 “죽이 우예 이리 안 맛납다냐, 넘어가질 안 한다, 안 맛난께.” “그라요, 안 맛난께 안 넘어가요?” 한께 “이이, 안 넘어가. 나는 죽을란 거이다!” “알었소.” 그래갖고 장흥장 같은 델 가서 어물전을 싹 돌아본께 잉어를 [팔뚝을 잡아 보이며] 한 마리를 탁 포는(파는) 사람이 있더라게. ‘화아, 잉어가 여자들한테는 그렇게 좋다고 하더라’ 그라고는 잉어 그놈을 사다가 저거 어메 인자 고아줄라고 배를 탁 갈라서 창자를 끄집어내는디 창시가 뭐 똥또드럼하더라이마! [청중들 웃음] 그래서 칼로 고놈을 착 갈른께는 금구슬이 딱 나와. “워메, 이거 우리 어메 구슬 아니라고!” 그래갖고 칼칼이 씨쳐갖고는 뽀득뽀득 문대갖고 “엄니, 구슬 찾았소!” “어디에 가 있더야?” 그란께 “어메 죽 쒀 드릴라고 잉어를 한 마리 샀는디 배를 딴께 잉어 속에서 이 구슬이 나오요. 그란께 엄니 갖고 있으시오, 잉어 이놈은 고아서 죽을 쒀 드릴게!” 그란께 “오냐 오냐 오냐 오냐, 내 자슥아 내 자슥아…” 그라고 그놈을 갖고 조물조물하고 있는디 인제 잉어 그놈을 푹 고아서 죽을 쒀서 한 대접 드린께는 “어째 이리 맛있다냐, 어째 이리 맛있다냐!” 그라고 “나는 만고강산 아무것도 근심 걱정 없다!” 그란께는 그 늙은 노인은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근심 걱정 한나 없이 죽을 때까정 살어라, 그런 사주팔자를 타고났더라. 그래서 그런 효자를 낳았다.

 

 

 

 

 


자료번호 / 06_12_10_FOT_20160706_HSL_0005
제보자(구술자) / 한승례(여, 83세, 대덕읍 대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