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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화원(문림의향 장흥설화)

대덕읍

[대덕읍] 그것이 도깨비 불이었을까?

장흥문화원 2017. 9. 18. 17:31

 

 

 

그것이 도깨비 불이었을까?
▶ 예전에 구술자가 마을 사람과 둘이서 밤에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엘 갔는데, 고기를 잡다가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 산 중턱을 보니 어른 주먹만 한 불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 불이 보이다가 안 보이다가 하면서 배 가까이로 날아왔는데, 같이 간 사람이 무서웠던가 얼른 집으로 가자고 했지만 구술자는 용기를 내어 살대(일종의 나무막대기)로 배를 탁탁 쳐서 불을 쫓았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그때를 떠올려보곤 하는데, 그것이 도개비불이었는지 아니었는지 궁금하다.

 

 

이 도깨비란 것이 내가 생각에는 거짓말이라 이것이여, 절대 이거이 거짓말이다. 그란데 여 가마패라고, 여기서 솔찮이 좀 얼마 안 되는 덴데 거기서 고기를 잡게 댕겼어, 밤에. 밤에 이리 고기를 잡게 생겼는데 둘이 가서 잡는디 저 산 중터리(중턱)에서 뭔 불이 [한쪽 주먹을 들어 손목을 잡아 보이며] 똑 주먹만 하더만, 내가 보기에도. 주먹 만한 것이 산 중턱에서 이렇게 푸욱 솟아올라 가더라고. 그래서 나는 아무 소리 안 하고 이라고 있어. 있는데 그 불이 이렇게 내려오더라 이거여. 아, 내려오더만 우리 배하고 엄마나(얼마) 사이가 안 떨어졌어, 인자. 사이가 안 떨어졌는디 이 불이 왔다갔다 저리 갔다 저리 갔다 그란단 말이여. 그래 그라 참 나는 ‘이상하다…’ 이라고 있는디 그 아이가 뭐라고 하냐 그라믄 “언능 집으로 갑시다!” 그래. 그래 그 아이는 인자, 나는 보고도 아무 소리도 안 하고 그 아이는 보고는 인자 무서, 무서운께 언능 가자 이것이여. 그래서 내 말이 하도 가자고 해쌌길래 “오야,” 그 이름이 승민이구만“오야 승민이, 오야, 오야 승민이 쩌그 저 지금 저 불을 보고 그란가? 저 불을 보고 그란가?” 그라니까 아무 소리 안 해. 그라길래 내가 살대라고 있제, 배에. 살대라고, 짚으고 그놈을 가지고 배를 탁 때림스로 “너, 너 이노무 새끼!” 그란께는 불을 탁 꺼불더만. [조사자 웃음] 불을 탁 꺼부려. 그라길래 하하 내 짐작도 하하 ‘참으로 이상하구나!’ 나도 그 생각이 나더만. 그라더만은 얼마나 있으니까 다시 그 불을 바짝하니 또 쓰더라고. 쓰더니만 새물이라고 끝에가 있어. 새물이라고 끝에 있는데 거거서 물로 해가지고 저어 어두지리라고 그리로 내려가더만은
- (하늘로 날라가는 것이 아니고?)

인제 물로, 물로….
- (하늘로 안 날라가던가요?)
어어, 물로 싸악 어두지라고 그렇게 가더만. 그라더만은 엄마나(얼마나) 있는께 다시 올라. 다시 올라온께는 나하고 같이 일하는, 이제 고기 잡는 사람이 “언능 언능 갑시다” 그란께 저는 무서워서 그냥 벌벌벌벌 하제. 그란데 나는 ‘저놈의 새끼가 뭐 어찬 놈의 새끼고?’ 그라고만 있제. 그란데 가자고 그래쌌더만 “아니 고기가 이렇게 잘된데 뭐하러 가요?” 그라고 이렇게 딱 온 질로만(길로만) 그거이 오더라고, 다른 질로 온(오는) 게 아니라 딱 온 대로만 또 오더만. 역시 또 그 속에서 역시 또 왔다 갔다 해. 그라길래 내가 배짝을 탁 때리면서 “너 이 새끼 같으니라고, 너 이노무 새끼!” 오기만 오면 막 패 죽인다고 내가 그랬어. 그란께 이놈이, 배에 있는 놈이 깜짝 놀라갖고 ‘아이 야, 언능 가자 말야, 가자 말야…’ “오야, 저거이 뭐 무서운가요? 저거이 뭐 아무 것도 아니여, 저런 거.” 그라고 인자 그랬어. 그란께 엄마나 있은께는 거거서 불을 쓴(쓰는) 게 아니라 산 그 쪼깐 올라가서 불을 빠짝하니 쓰더만. 쓰등마는 싹 올라가등마는. 딱 자기가 그 나왔던 데 거기서 싹 사그라지등만. 그래서 내가 ‘아하~ 과연 이 도채비불(도깨비불)이라는 것이 과연 있기는 있는 거이구나’ 그때 당시에 내가 그것을 생각했어. 내가 생전 처음 그때 당시에 본 거이라, 처음으로. 참 그 내가 생각해도, 내가 지금 생각해도 참 이상하더라 이것이여.
- (그때가 언제쯤이었어요? 그때가 어르신 몇 살 때쯤이었어요?)
그때가 내가 한 40대 됐을까? 한 40대…. 한 40대, 그렇게… 참, 내 그걸 보고 내가 넘이(남들이) 도채비불을 봤네, 뭣을 했네… 그랬어도 나는 도채비불이라
는 것이 좌우간 ‘어찌 생긴 거이 도채비불이냐?’ 내가 항시 그랬거든. 그랬는데 과연 그 그때….

 

 

 

 

 

 

 

 

                                                    옹암마을

 

 

 

 

 

 

 

 

자료번호 / 06_12_03_MPN_20160905_GSH_0001
제보자(구술자) / 김선호(남, 82세, 옹암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