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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평면

[장평면] 숯 구워 바치고 밥 준 죄 밖에 없는데

장흥문화원 2017. 10. 19. 16:48

 

 

 

숯 구워 바치고 밥 죄 밖에 없는데
▶ 한국전쟁 당시 14살 이었던 구술자는 전쟁 중에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를 잃었는데, 당시 이장이었던 아버지는 피난 가는 대신 숯을 구워 경찰에 받쳤다. 다른 한편으론 마을 주민 가운데 산으로 올라간 사람들이 있어 그들을 도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산으로 갔던 사람 중 한 명이 자수를 해 그들을 도와준 것이 탄로 나 경찰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작은 아버지 또한 죽임을 당했다.

 

 

내가 14살 먹어서 6·25가 발생을 했단 말이여. 그때만 해도 생활이 넉넉한 사람들은 별로 그렇게 거리활동을 안했거든. 그란디 거의 다 살기가 힘든께 거리활동을 한 거여. 그래갖고 우리 동네에서 많이 본 것이 지소에서 나와 가지고 거시기를 해주라했어. 숯을 구워주라고 했어. 산중이라 피난을 간다 그랬는디 인자 피난은 안 갔제. 능주 어르신 거기 집안은 보성읍으로 가불고, 병어집이 거시기 남기집이랑 거기 할아버지 집은 노인들만 빼놓고 장흥으로 이사를 가붔어. 어중간해서 이사를 갈 수가 없는 양반만 여기서 살게 되었제. (숯을 구을) 나무도 여기는 더 없고 재를 넘어가갖고 했제. 그때 영호 아버지, 작은 아버지, 그라고 준호 아버지 그래갖고 여기서 했을 것이여. 우리 아버지는 동네일을 봐놓으니께 할 수가 없고. 피난식이었제. 그렇게 해서 달래야 동네에 피해가 없을 거 같은 게. 그렇게 한 거여. 동네에서 머리를 쓰고 공산주의로 활동한 사람이 몇 있었어. 거시기 00양반 동생 00이라고. 그 집 식구들 중 제일 크고 잘났어. 결혼을 안 했어도. 공산주의만 고집한 00랑 00도 활동을 많이 한 사람들하고 친구들이여. 모도 완전히 터져버리고 밀리니까 나가부렀제. 여기서 살다가는 가족들도 힘들었겄제. 그란께 가족들도 따라 가부렀제. 결국에 그 사람들이 또 꼴창이라서 누가 못 오니까 인자 연락을 하고 뭐하냐 하믄 필요한 것을 그 사람들한테 얘기를 하거든. 뭐를 갖다주라하고. 약도 사주라 하고. 이런 식이 되아부렀어. 그란께 여기도 달래야 하고 저기도 달래야 한께. 거기를 거절해부르면 안되니까. 양쪽에 비위를 다 맞출라니까 그런 식이 되아부렀어. 결론적으로 누가 거시기를 해부렀냐면, 00이 그 사람이 안양사람인가 용산사람인가하고 같이 와서 그 사람들이 밀리니까 용산 사람이 자수를 했어. 자수를 해갖고 한 것이 조사를 한 것이여. 그래갖고 다 죽여부렀잖아. 그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 왜 그러냐면 맨만한 것이 우리집이여. 아버지가 이장을 한께. 우리집에서 밥 먹고 자고 싹 했든 것이여. 그래갖고 고초를 많이 봐분 것이여. 안양 지산이 외갓집인디, 우리 외숙이 나로 해서는 그 양반이 훌륭한 양반이여. 외숙이 델러 왔어. “여기 있으믄 너 죽는다. 가자” 그란게 “며칠 있다가 갈랍니다”고 했는디, 지서에서 와서 데려 가부러갖고 머리가 째져서 돌아가셔분 거여. 너무나 순진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어부린 것이여. 우리 작은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 외가를 찾아갔어. 찾아가서 얘길한께 “인자는 늦엇다. 자네나 사소” 했어. 그란디 “형님은 저래갖고 있는디 어떻게 나 살자고 여가 있겄소”했어. 그래서 온 것이 장안서 돌아가셔분 거여. 그란께 부락 사람이 활동을 하믄은 피해를 받게 되어 있어. 그래갖고 원인은 안양사람(혹은 용산 사람)만 아니었드라면, 자수를 했더라도 그런 얘기를 안했으믄 쓸거인디. 족친께 불어분 것이여. 고문을 엄청 했다여. 사람목숨이 궁하다고 그란디, 결과적으로 그런 식이 되어부리니까. 작은 아버지만 살았어도 나는 그렇게까지 고생을 안 하고 살았을 것이여. 징합대 징해.
- (그때 돌아가신 분들은 다 숯 구웠던 분들이에요?)
한마디로 재워주고 밥 준 거밖엔 없제. 밥 안 주믄 해꼬지 할 거 아니에요. 여기도 못 돕고 저기도 못 돕고 양쪽을 도와 줄라고 하니까 결과적으로 그거는 거기에서부터 불상사가 나는 것이여. 그란께 여기 찾아오질 않아야 쓴 거여. 공산주의자들은 우리 쪽으로 피해를 하나도 안 봤어. 그란디 인자 숯 굽는 양반들은 글로 해서 돌아가셨지. 경찰들한테. 숯은 전부다 경찰들이 가져 갔어. 추우니까. 불 피니까. 알고보믄 경찰들이 나쁜 놈들이여.

 

 

 

 

 


자료번호 / 06_12_07_FOT_20161122_MBS_0002
제보자(구술자) / 문병식(남, 79세, 여의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