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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화원(문림의향 장흥설화)

회진면

[회진면] 드러누서 있은께 여우가 와서 지나가더란 것이여

장흥문화원 2017. 11. 17. 11:38

 

 

 

드러누서 있은께 여우가 와서 지나가더란 것이여
▶ 예전에 구술자의 아버지가 산골짜기에 있는 논에 가서 물을 대려고 순서를 기다리며 근처 바위에 누워 잠시 눈을 부치는데, 여우가 꼬리에 물을 적셔 가지고 와서는 아버지 얼굴에 물을 묻히려 해서 삽으로 쫓았다고 한다. 아버지 얘기로는 여우가 제 딴에 이 사람이 살았나 죽었나 알아보려고 그랬다는 것이다.

 

 

그 산 골짜기 가서 논 버는 데 물을 댈려고 인자 저녁에 장복을 했제… 여름에. 논에 물 댈라고 기다리고 있제. 물 댈라고, 딴 사람이 트 가부니까(가버리니까) 못 트게 할라고 기다리고 있는 중인디, 그라다 본께 바우에서 그 우장을 깔아놓고 드러누섰다 그것이여. 그래 거기 드러누서 있은께 가만히 있는디, 여우가 와서 지나가더란 것이여. 그래도 가만 있은께, 다시 여우 꼬리에다 물을 치갖고(묻혀 갖고) 와서,
- (지가, 여우 지가….)
어, 지가. 아버지 얼굴에다가 적시더란 것이여. 그런께 죽었는가 살았는가 감정할라고 인자 그랬다는 것이여. (여우) 지 딴으로는. 그렇게 인제 한참 있은께 또 가더니 또 언능 삽으로 돌려 쳤다는 것이여. 잡지는 못하고 때려서 갔다 그라대요.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아버님한테.
- (혹시 그 여우가 귀신으로, 처녀귀신으론 안 나타났어요?)
아니, 여우로.
- [진짜 여우!]
진짜 여우.
- (그니까 그때는 그, 아버님 살아계셨었을 때는 이 동네 여우도 있고 그랬겄네요.)
하, 우리 어렸을 때도 여우가 있었제!
- (많았어요?)
그 여우가 어째서 여우를 곽을 넣어서 하냐? 근디 여우가 묏을 새 묏을 쓰면 풀을 넘고 재기를 넘는다요. 재기를 넘어갖고 땅 소리가 안 나면 ‘아, 널이 없다’ 해서 파서 시체를 묵을라고. 근디 땅 하면 ‘아, 이것은 널 있다’, 그라고 그냥 간다요.
- (널이 있으면 못 못….)

못 넘어 온께이. 그란께 어르신들이 말 듣기로는 그런 얘길 하더라고. 여우가.
- (지가 재주를 한번 넘어가지고 땅 소리가 나는지 안 나는지….)
어, 여우를 ‘땅’ 하면, 곽, 곽이 있으면 땅 소리가 나면 그냥 포기해서 가고 땅 소리가 안 나면 ‘아, 요거는 묏이, 곽이 없다’ 판다 그것이여.
- (곽이 없으니까 그래서 인제 시신을….)
그래 우리 묘에가 여수굴(여우굴)이라고 띯에(뚫어) 놓고 있어요! 그런 것도 봤어, 우리가. 어렸을 때, 우리 어렸을 때 여우도 있었어요.

 

 

 

 

 

 

 

자료번호 / 06_12_10_FOT_20160708_JSG_0002
제보자(구술자) / 정성근(남, 83세, 대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