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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읍

[대덕읍] 왕비사당 제사 이야기 2

장흥문화원 2017. 9. 18. 11:18

 

 

 

왕비사당 제사 이야기 2
▶ 시대가 급격히 변함에 따라 정월 대보름에 지내는 당집 제사 풍경도 변해간다. 지금은 당제를 아예 지내지 않거나 과거의 절차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간소하게 지내는데, 10여 년 전만 해도 연동마을에서는 당집 제사를 위해 지극 정성을 쏟았다. 가령 당제에 올릴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그 한겨울에 제사 사흘 전부터 산의 옹달샘 물을 퍼 날라 가며 음식을 준비한다거나 부정 타는 것을 지극히 경계하며 매사에 임했다는 것이다.

 

 

인제 정해지면은요, 3일 전부터 쩌 우에 올라, 옹달샘 가서 목욕하고 물을, 그때는 거기 물을 써요, 음식을 만드는데. 그래갖고 이고 그라고 내려 다니고 옛날에는 뭐 옷이 많았어야제, 적었제. 그란께는 확 다리 이런 데가 트고….
- (그때가 그러니까는 계절로 치면은 언제에요, 그러니까는. 제일 추울 땐가?)
추울 때, 정월 보름인께 엄청 춥죠, 눈 오고 막….

- (쩌기, 쩌기 옹달샘이란 건 천관산…?)
[오른 쪽 위를 가리키며] 아니요 여기, 동네 올라가면은 비슷한 데 거기 지금은 논 돼 갖고 없어져버렸어요.
- (언제쯤 없어졌어요?)
없어진 지가 한 10년도 넘었겄는디…
- (그래가지고 인제 어떤 준비를 해야 돼, 그러면 인제 제 지낼 준비, 음식할려면….)
준비는, 장을 인자 장을 봐요. 대덕, 대덕시장에 가서 보면은 도라지, 고사리, 그렇게 하고 미역, 미역하고, 명태 몰린 것, 마른 것하고 그라고 식혜, 그라고 떡은 그 말하자면 백기로, 고물 해갖고 그놈 백떡을 해요. 그래갖고 뭐 많이썩은 안 하고 그 음식은 쪼꿈썩 쪼꿈썩 해가지고 그렇게 인자 저녁에 내려가서 지내고 그러고 뭐….
- (목욕은 몇 번씩 해요?)
몇 번 할지 모르죠. [웃음] 그라니까 밥도 굶고, 목욕 안 할라고.
- (왜 밥을 굶어요?)
목욕 안 할라고요. 쩌기 우에까지 올라가면은 춥고 그러니까….[웃음] 대소변을 보면은 목욕을 해야 돼요. 오줌 눠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까 될 수 있으면 안 먹고 그 3일을 참아요.
- (그라면은 오줌 눠놓고 슬그머니 안 눈 척하고 그런 적 없어요?)
그러지는 못 하죠. 에. 이녁, 이녁 마음에 그건 안 되죠.
- (벌 받을까봐?)
- [하여튼 뭐 벌 받을까봐 하고 그라제, 안 하진 안 해. 한 번 당신이 하시오, 그라믄 해야 돼.]
그라고 뭐 초상 난 데 그런 데는 안 가고, 뭐 그 지저분한 그런 덴 안 가야 돼, 그 3일은.
- (음식도 혼자만 만들어야 되고?)
예에. 집, 집안 식구 다 있어도 혼자만 만들어야 돼요. 엄청 힘들었어요, 그거 하면은. 아니 마음적으로 힘들어. 그거 뭐 음식 같은 거 만드는 것이 힘들지 않애. 마음적으로 그렇게, 이거 이렇게 하면 못 쓰까 그라고, 마음적으로 힘이 들었어요.
- (그런 게 이 주변에 다른 마을에도 있었어요? 그렇게 해서 정월 대보름에 제사 지내고 하는….)
그런 덴 없는 것 같은데요, 신상인가 어디 거기 한 군데는 있다고 하대 거기….
- (그러다가, 그러다가 인제 언제서부터 그게 서서히 없어졌을까요?)
한 10년 전부터나 없어져갖고 밥만 해다가 아니 그렇게 나물 하고 그래갖고 그 지내기는 지내는데 밥 차려놓고 지내는데 그렇게 관심 안 두고 그냥 인자 물도 이녁 집에서 그냥 하고 그랬어요, 다.

- [모든 것을 그대로 그냥 집에서 해뿔고 뭐 목욕 같은 것도 별로 하도 안 하고 뭐….]
- [지금도 모시긴 모시는구만….]
- [모시긴 모시는데, 옛날처럼 정성 들여서는 안 하고….]
예에, 정성은 안 들여요.
- [한 2천 년도 들어서 아마 그렇게 됐을 거야.]
- (그렇게 인자 이렇게 변하니까, 안 하니까 마음이 어때요? 전에는 그렇게 열심히 정성스럽게 조마조마 했다가 안 하니까.)
그런대로 인자 안 해도 괜찮아니까 동네에 해도 없고 그라니까…. [웃음] 그냥 그대로 살아요.

- (이런 제사 지내는 의례행위가 처음 시작된 게 언제쯤인지는 아세요? 혹시?)
언제쯤… 옛날, 옛날 할머니 때부터 했제, 그것은. 옛날에는 요렇게 부부가 산 사람은 하도 못 했어, 과부들이 했어.
- [그라니까 광무 19년에 그걸 건축을 했은께 그걸 집을 짓었으니까 그때부터 아마 제사를 모셨다고 봐야제]
- (아니 그랬을 수도 있고, 그때 또 뭐라고 해야 되죠? 재건축을 했을 수도 있고… 그러죠?)
- [그러겄네요, 그런디….]
아니 재건축은 안 했을 거 같은데요.
- (그럼 그때부터 제사를 지냈을 수도 있네요?)
- [처음이라고 봐야지, 처음이라고 봐야제.]
- (그러면 처음이면 당할머니를 어디서 이렇게 모셔와갖고….)
[오른쪽을 가리키며] 예에, 저기 연지 대삽이 있어요, 대밭. 대밭에서 있는 것을 연지서 그라니까 연지서 지냈든가, 지냈든가 어쨌든가는 모르는디 좌우간에 뺏어왔어요, 연동에서.

- [연동에서 뺏어왔어. 그러니까 그걸 모시면 호랑이가 침범을 안 하고, 안 모시면 침범을 하고 그러니까….] [구술자
들 말이 겹침]
말하자면 방죽이 있어도 물에 빠진 사람이 없고 그란다고 그래요.
- [그래서 그걸 연동서 그때는 득세를 하고 힘도 여기보다 더 세고 인자 잘살기도 잘살고 뭐 그랬는 거 같아요. 그래갖고 그걸 뺏아왔다고 그래요. 연지서 뺏아와서 거기서 여기서 모셨다, 그래서 호랑이가 침범을 안 했다, 그런 말도 있고 그러죠.]
그라고 인자 여 방죽, 방죽이 있는데도 애들이 빠져 죽은 일이 없고 그런 뭐가 있다고 그랬었…. 옛날엔 호랑이도 내려왔다고 하대요. 그런디 우리 동네
만 안 내려와…. [웃음]
- (그럼 뺏긴, 뺏아온 그 동네에는 별 문제 없었어요, 이후에?)
그거는 모르제. 지금까지 인자 뭐 주란 소리도 안 하고 우리가 지내니까. [웃음]
- (더 어디서, 저기 다른 또 더 좋은 할머니 모셔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안 모셔왔어요. 이 너머에요, 예에. 바로 연지. 그란께 이름이 연진께 연지서 살았든가 어땠든가 몰라요.

 

 

 

 

 

 

 

 

 

 

 

                                           연동마을

 

 

 

 

 

 

 

 

 

 

 

 


자료번호 / 06_12_03_MPN_20160709_YYA_0001
제보자(구술자) / 유영아(여, 72세, 연동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