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정 때 호식(虎食) 당한 시신을 이장한 할아버지
▶ 왜정 때 서당 대숲 뒤에서 호랑이에게 한 사람이 물려갔다. 아주 깊은 산골창에 물어다 놔서 그 자리에다 묘를 썼다고 한다. 해방 후 어느 시기에 이장을 하려고 파묘를 했더니 뼈는 그대로 있었다. 그래서 운주저수지 아래로 이장을 했다.
옛날에 여가 호랭이가 살뜩에는 이 건네[개울 건너 앞마을을 가리키며] 마을에서 어느 할머니 한 분이 밤에 잠자다가 호랑이 손에 물려가꼬. 여가[손목을 만지며] 숭터가 있어. 그 냥반은 같이 살다가 돌아가셨제. 그라고 또 옛날에 여가 서당 했을 적에 서당에서 공부하다가 밤이먼 초저녁에 이렇게 운동 하니라고 동네를 이렇게 돌잖아요. 학생들이, 서당 학생들이. 그러다가 이 건네 여 저저 저 대샆 뒤에서 호식해 갔어요, 한 분. 호식해 가가꼬 쩌으 안에 산골창에 거그다 물어다 놔둬서 그 자리에다 묘를 써가꼬, 이 저수지하면서 내가 그 묫슬 파러 갔어요. 인자 여그다 이장할라고 파러 갔는디 인자 뺏따구가 어뜨게 상했는가, 내가 좀 이상하게 봤제. 그랬는디 뺏따구는 그대로 있습디다. 그래가꼬 지금 요 저수지 안에 묘 썼어요.
- (호랑이가 그럼 사람을 먹지는 않나 보네요.)
모르제. 살만 뜯어묵고 뺏따구만 냉개났는가, 그것은 모르제 인자. 우리 에랬을 때 얘기라.
- (산에서 이장한 양반이 호식 당한 게 몇 년이나 되었나요?)
그랑께 우리는 낳기 전 인디, 얘기만 들어왔제, 우리가. 그 손들이 여그서 살고 있어요. 증손일까, 흠태 한아부지제. 손자구마 손자. 그렇게 오래 안 됐제. 왜정 때, 왜정 한 중반기 때나 됐어. 그 뒤로는 호랑이 이야기를 못 들어봤어.
운주 저수지
자료번호 / 06_12_04_FOT_20160705_LYS_0001
제보자(구술자) / 이용수(남, 82세, 운주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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