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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읍

[장흥읍] 인공시절, 무던한 꾀로 남편을 피신시킨 당돌한 아내

장흥문화원 2017. 9. 13. 11:44

 

 

 

인공시절, 무던한 꾀로 남편을 피신시킨 당돌한 아내
▶ 인공시절, 병영에 있는 집에 온 남편을 산사람들이 잡으러 오자 아내는 남편이 지금 방안 구석에 숨어있는데도 논에 갔다고 당돌하게 말하고, 그들이 논에 갔다 온 사이 남편을 곳간에 숨겨 위기를 벗어났다.

 

 

그래가꼬 인공이 돌아왔잖아요, 인공. 인공이 돌아오니께 쩌어 배녕(강진 병영) 중고란데 큰 동네에서 살었어요. 살었는디 모도 전부 남자들 내뺀 사람은 다 여자들 다 나오니라, 왜 남자를 오락하제 남자들 다 피신하고 없냐. 그라고 모다 우리덜 잡어갈라고 인자, 모다 우리 잡어갈라고. 남자들 다 그때 언제냐 그라면, 인공 때구만. 인공 때 인자 밤에먼 산에서 내려와요, 밤에먼. 촌에 산께 우리가. 밤에먼 디야지, “요 새끼 디아지 잡어.” 마악 패 죽에. 그라먼 예, 그라고 디야지를 잡어다가 삶아서 믹에. 그래서 믹에야 살제 우리가 죽는디라우. 그래서 밥해서 믹이고, 그 때게는 그랬어요. 남자들 인공놈들이 잡아다 죽일라항께 다 어디로 가부렀제. 어디 장흥으로 내려오고, 어디로 가고 강진으로 가고 다른 데로 가고. 그 동네 사람을 다 죽일라 항께 다 피신해불고 없제. 저 배녕 중고, 거그를 뻘갱이 동네라 그래요, 빨갱이동네. 어찌께 빨갱이들이 많이 오던지. 모옹땅 와서 빨갱이들이 디야지 잡아내라, 막 짐승 닥 잡어내라, 그란놈에 잡어서 모다 믹이고 그랬어요. 그 때 그 시절에.
- (그러면 인공 때는 거기서 사셨고 여기는 언제부터 사셨어요?)
인공 뒤에 요리 왔지요. 인자 인공 가 분 뒤로 왔지요, 요리. 여기오니까 숙직합디다, 그때 까지도. 간간이 모도 인자 어뜬 놈들 오깜시 저 빨갱이들 오깜시 숙직을 해. 막을 쳐놓고 따악 요렇게 지키락 해. 오늘 저닉에는 저놈보고 지키락 하고 낼 저닉에는 다른 놈보고 지키락 하고 그랬답디다. 그런 사람들이 그랑께 인자 또 순경들이 댕게요. “너 똑바로 섰어, 이 새끼.” 그라먼 “예.” 이라고 앉었고 모도. 그래 가꼬 밤새우고 그 뒷날 와요, 항상. 그란디 인자 하래는 우리 영감이 여그서 숙직을 한디, 순경들이 모도 댕긴디, 아니 추와서 죽겄고 안 되것더라고 그래. 그래서 “오메 배여, 오메 배, 나 죽겄네.” 배가 아퍼서 때갈때갈때갈 굴름서 인자 배도 안 아픈디, “오메 배여 오메 배여 나 죽겄네 나 죽것네.” 그랑게. 아, 아무리 불러도 잠 자니라고 잠 자불먼 디지게 맞거든. 막 패요 그냥 막, 확 디지게 패부러.[두 팔을 모아 위아래로 흔들며] 잠자니라고 모른다고. 잠을 잤던 모냥이여. 그래 가꼬 아 안되것구나. “나 이 배가 아퍼서 오메 배여 오메 배여, 나 죽네 나 죽네.” 또굴또굴또굴 굴릉께. “아, 요 새끼가 배가 아퍼서 그랬구나.” [웃음] 그라고 그런 것도 많이 젂이고 그랬어요. 그래 갖꼬 그랬는디 한 번은 우리 영감이 밤에 왔어. 낮에는 못 오고 밤에 해름 참에. 장흥서 인자 농사도 짓고 그라고 놔두고 갈 것 아니요. 그라먼 농사도 둘러봐야 쓸건지 어짜꼬 그라고 인자 걸어서 걸어서 쩌어 배녕까지, 산으로 산으로 해서 집으로 왔어. 왔는디 그 새에, 동네 사람이 그 새에 우리집을 봤든 거입디다. “아, 그 집 아무개 누구 뵈이더라.” 그라디야. 뵈이드라. 그랑께 인공놈들도 내려댕길 시간이여 그때가. 날마당 댕기고 산에서 내려고 왔다갔다 하고, 그 동네가. 으시무란 동네라서 늘 그란디. 그 사람이 아까 해름참에 화장실로 들어간 것 같드라 뵈이드라, 그래. 그라드니 둘이가 왔어요 우리집으로 들와서, “아줌마 거집이 남자 왔는디 왜 안 왔다 하요. 왔다고 본 사람 있단디.” “안 왔어요. 온 적이 없는데요.” “아니 본 사람이 있는디 왜 그라요?” 총을 떠듬시로, 본 사람 있는디 정이 안 봤다 그라믄 나 죽인다고, 그랍디다. “나 죽이더라도 안 왔어요.” 방에가 안겄어, 와서. 내 젓에가 안겄어 구석지가 안겄어. 나도 통이 큰 사람이제이. 구석지 안것는디 무섭지. 죽인다 합디다. “죽일라믄 죽일라도 안 왔어요.” 그랑께. “그래요, 아니 이 예에 아까 해름참에 오기는 왔어요.” “그랬소, 지금은 어디가 있소.” “아니 막 오더니 쩌어 반댓재 농사가 있는디 농사를 요새 안디다 봐서 가봐야쓰것는디 그라고 삽 한나 갖고 논으로 갑디다.” 여그다 방에다 안쳐놨느디, “삽만 들고 딱 나가드니 논으로 갑디다.” 그랑께 문도 안 널어보고, ”그래요 어뜬 쪽으로 갔소?“ ”그쪽 골목으로 갑디다.“ 가불고 없응께, “얼른 나오시오.” 아랫방에 곳간에 딱 너불고 쇠 딱 채와 놓고는 있어 인자. 얼른 나가분디에 쇠 채와 놔야제. 거가 있으면 또 잡으러 옷건디, 다른 놈들이. 쇠 채와 놓고 있은께 마악 와서 “논에 없습디다. 논에도 없던디요.” “이 냥반들아, 논에가 그람 없제 그라믄. 잠깐 둘러보고 도로 내려가붓제, 논에가 있다우.” “아 그랬겄구나.” 그라고 가부러요.[웃음] 인공사람들이 잡으러 왔어. 동네 사람하고 짜갖고 왔서. 짜갖고 잡으로 온다고. 그런께 나보고 꾀가 무던하다고 합디다. 와따 가슴이 두끈두끈하고 죽겄서도 막 당돌하게 말을 했제. 옆에다 앙쳐 놓고. “여 오긴 왔소?” 왔닥 해야제 인자. “예 오긴 왔소. 해름 참에 왔는디 삽 한나 달랑 갖고 논에 가봐야제, 안된다고 논으로 갑디다.” 그랑께 그놈들이 논으로 다 가부렀제 인자. 그리 논으러 가니라고….[웃음]

 

 

 

 

 

 

 


자료번호 / 06_12_01_MPN_20160714_KSN_0002
제보자(구술자) / 김순님(여, 87세, 기양리)